상도동서도 미계약…"고분양가엔 발길 돌려"

입력 2023-12-26 17:44   수정 2024-01-03 16:23

서울에서도 수개월째 미분양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는 아파트가 속출하는 등 수도권 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대출 규제, 분양가 급등세 등이 겹치며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일부 단지를 제외한 상당수 현장이 미분양에 시름하고 있다. 중대형에 비해 전용면적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가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성적은 나쁘지 않은데…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28~29일 197가구에 대한 임의공급(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지난 9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미계약이 속출했다. 미계약을 빨리 소진하기 위해 청약홈을 통한 무순위 청약 접수를 거치지 않고, 선착순 계약으로 직행했다. 지난달부턴 중도금 무이자 혜택도 선보였다.

하지만 석 달이 흐른 이달 하순 전체(771가구)의 25.6%에 해당하는 197가구가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용 84㎡ 공급금액은 12억7855만~13억8699만원이다. 최근 인근 상도더샵1차(2007년 준공) 전용 84㎡ 실거래가가 12억3000만원임을 고려할 때 시세차익을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317가구)도 계약률이 오르는 속도가 더딘 편이다. 8월엔 25.2 대 1의 평균 경쟁률로 전 타입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계약분이 많아 10월 72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여전히 미계약이 해소되지 않아 이달 2차 무순위 청약(48가구)을 진행했다. 구로구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162가구)와 강동구 ‘강동 중앙하이츠 시티’(96가구)도 이달 각각 7차, 4차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이들 아파트는 고분양가 논란이 불거진 단지라는 게 공통점이다. 청약마다 경쟁률은 낮지 않지만, 막상 계약 단계에서 포기자가 잇따랐다. 고민 끝에 계약자 지위를 내려놓는 ‘선당후곰(선당첨, 후고민)족’이 많다는 얘기다.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는 청약 공고문에 “자금 사정 등으로 계약이 불가하거나 청약 연습 등을 목적으로 하는 신청은 자제해주기 바란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서울 ‘악성 미분양’ 절반이 초소형
경기도에서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아파트가 고배를 마시고 있다. 경기 파주 ‘힐스테이트 더 운정’은 이달 685가구 모집에 1·2순위 청약에서 605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같은 지역에서 분양한 ‘파주 운정신도시 우미 린 더 센텀’은 170가구 모집에 1만8494명이 몰렸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각각 8억원, 5억5000만원으로 차이가 컸던 게 희비를 갈랐다는 평가다.

중대형 아파트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용 40㎡ 이하 초소형 주택의 미분양 물량은 9월 328가구에서 10월 376가구로 늘었다. 전용 40㎡ 초과~60㎡(447가구→431가구), 전용 60㎡ 초과~85㎡(132가구→94가구) 등 인기 주택형은 미분양 물량이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준공 후 미분양도 전체 408가구(10월 기준) 중 전용 40㎡ 이하가 198가구로 절반(48.5%)에 달했다.

200가구 미만인 나홀로 단지에서 나오는 초소형 물량의 미분양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서울 전용 40㎡ 이하 아파트의 실거래가지수 변동률은 -2.74%를 기록했다. 전용 85~135㎡(-0.58%) 등을 제치고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임차 수요가 초소형 아파트로 이동하고 있긴 하지만 전용 84㎡ 등에 비해 투자 측면에서 메리트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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