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석 달이 흐른 이달 하순 전체(771가구)의 25.6%에 해당하는 197가구가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용 84㎡ 공급금액은 12억7855만~13억8699만원이다. 최근 인근 상도더샵1차(2007년 준공) 전용 84㎡ 실거래가가 12억3000만원임을 고려할 때 시세차익을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317가구)도 계약률이 오르는 속도가 더딘 편이다. 8월엔 25.2 대 1의 평균 경쟁률로 전 타입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계약분이 많아 10월 72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여전히 미계약이 해소되지 않아 이달 2차 무순위 청약(48가구)을 진행했다. 구로구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162가구)와 강동구 ‘강동 중앙하이츠 시티’(96가구)도 이달 각각 7차, 4차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이들 아파트는 고분양가 논란이 불거진 단지라는 게 공통점이다. 청약마다 경쟁률은 낮지 않지만, 막상 계약 단계에서 포기자가 잇따랐다. 고민 끝에 계약자 지위를 내려놓는 ‘선당후곰(선당첨, 후고민)족’이 많다는 얘기다.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는 청약 공고문에 “자금 사정 등으로 계약이 불가하거나 청약 연습 등을 목적으로 하는 신청은 자제해주기 바란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중대형 아파트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용 40㎡ 이하 초소형 주택의 미분양 물량은 9월 328가구에서 10월 376가구로 늘었다. 전용 40㎡ 초과~60㎡(447가구→431가구), 전용 60㎡ 초과~85㎡(132가구→94가구) 등 인기 주택형은 미분양 물량이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준공 후 미분양도 전체 408가구(10월 기준) 중 전용 40㎡ 이하가 198가구로 절반(48.5%)에 달했다.
200가구 미만인 나홀로 단지에서 나오는 초소형 물량의 미분양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서울 전용 40㎡ 이하 아파트의 실거래가지수 변동률은 -2.74%를 기록했다. 전용 85~135㎡(-0.58%) 등을 제치고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임차 수요가 초소형 아파트로 이동하고 있긴 하지만 전용 84㎡ 등에 비해 투자 측면에서 메리트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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