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칸센 멈춰서고 3만6000가구 정전…도쿄까지 '흔들'

입력 2024-01-01 20:48   수정 2024-01-09 15:42


1일 오후 4시10분께 일본 서부 해안에 있는 이시카와현 노토 지역에서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하자 일본 열도는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지진 강도가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맞먹는 데다 지진 발생 지역 중 후쿠이현은 일본 최대 원자력발전소 밀집지역이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일단 지진 지역의 원전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잠정적으로 밝혔다. 인명 피해 규모에 관해선 일본 경찰청이 “2명의 심폐 정지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주민의 구조 요청 신고가 잇따르고 있어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동일본대지진과 맞먹는 강도
노토 지역은 일본 중서부 해안에서 동해를 향해 뻗어 나온 반도다. 일본 기상청은 오후 4시22분 이시카와현과 주변 지역인 야마가타현 니가타현 도야마현 후쿠이현 효고현 등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대형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진앙 노토 지역에는 오후 5시께 5m 높이의 쓰나미가 도달했다. 이시카와현 주변 지역과 후쿠이현·효고현 북부에도 3m 높이의 쓰나미가 도달했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으로 이날 지진은 진도 7을 기록했다. 일본은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 별도로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등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진도를 10개 등급으로 발표한다.

진도 7은 최고 등급으로 사람이 서 있는 것이 불가능하고 외벽이 무너지는 정도의 흔들림을 나타낸다. 2만5000여 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한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진도 7을 기록한 지진은 2016년 구마모토지진, 2018년 홋카이도지진 이후 세 번째다.

진앙에서 가까운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중심가에서는 건물이 무너지고 도로가 갈라지는 피해가 확인됐다. 공영방송인 NHK의 화면에는 수로가 넘칠 듯이 출렁이는 장면도 잡혔다.

일본 최대 철도회사 JR히가시니혼은 지진 발생 직후 도호쿠, 아키타, 조에쓰, 호쿠리쿠 등 해당 지역의 신칸센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도호쿠, 아키타 신칸센은 오후 5시20분부터 운행을 재개했지만 직접적인 피해 지역인 조에쓰, 호쿠리쿠 신칸센은 운행 재개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설비 점검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JR히가시니혼은 밝혔다.

오후 5시 이후에도 이시카와현 지역에서는 진도 5 이상의 강한 여진이 이어졌다. 이날 지진으로 노토반도에서 300㎞ 이상 떨어진 도쿄에서도 진도 3의 흔들림이 발생했다. 고층빌딩 안의 사람들이 지진을 느낄 수 있는 강도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진 발생 직후 도쿄 총리관저에 위기관리센터를 설치하고 구체적인 피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 기시다 총리는 관계 부처에 “신속하게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인명을 최우선시해 피해자 구조에 전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원전·車 부품사 밀집지역

진앙인 노토반도에는 시카원전이 있다. 2011년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가동을 중단한 원전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시카원전에서는 피해 상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시카와현 남쪽 지역인 후쿠이현은 1970년 일본 최초로 상업용 원전이 가동된 이후 15기의 원전이 있는 일본 최대 원전 지역이다. 간사이지역 전력의 50%를 후쿠이현이 공급한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이날 저녁 “현시점에서는 니가타현의 가시와자키 가리와원전, 후쿠이현의 오이·다카하마·미하마·쓰루가 원전 등 나머지 피해 지역의 원전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진 규모가 워낙 커 경제적인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북부인 니가타는 자동차 부품회사가 밀집한 지역이다. 일본 미디어들은 피해 지역 3만6000여 가구에서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중계 화면에는 대규모 화재도 확인됐다.

노토반도는 2007년 3월에도 진도 6강의 지진이 발생한 지진 다발 지역이다. 진도 6강은 진도 7 다음으로 강한 등급이다. 2020년 12월 이후 지진 활동이 활발해져 2022년 6월과 2023년 5월에도 진도 6약과 진도 6강의 지진이 발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김리안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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