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연휴를 보내고 귀국하는 승객 367명을 태운 일본항공 516편이 도쿄 하네다공항에 착륙하던 도중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했다. 구호 물품을 싣고 노토반도 지진 현장으로 향하던 해상보안청 항공기는 불덩이가 됐고 탑승자 6명 중 5명이 사망했다. 516편 에어버스 A350 여객기도 빠르게 불타기 시작했다. 객실이 짙은 연기에 휩싸여 승무원들이 손전등을 사용해야 했다. 20분도 채 안 돼 여객기는 화염에 휩싸여 전소됐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여객기 승무원 12명과 승객 367명은 모두 살아남았다.만일 이번 사고가 휴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미국인들로 가득 찬 JFK공항의 델타항공편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봤다. 3A 좌석에 앉은 남성은 가방을 챙기려고 선반을 뒤적이며 통로를 막고 있었을 것이다. 한 20세 여성이 좌석에 서서 틱톡 라이브 스트리밍을 하며 소리를 지르는 장면도 상상된다.
미국의 개인주의는 아름답지만 나르시시즘(자기애)으로 기울기 쉽다. 최근엔 전통적 사회 공동체 의식이 흐려지고, 상대방이 올바른 일을 할 것이란 기대도 줄어들고 있다. SNS에는 미국인이 다른 미국인의 재산을 강탈하고 차를 빼앗는 모습이 넘쳐나고 있다. 인터넷 미디어 이미지의 범람으로 사람들은 이성보다 각자의 감정을 더 존중하는 분위기다. 사람들이 격렬한 공포를 느끼면 그 감정에 충실해야 하고, 자제력이란 덕목은 그다지 존중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 스타일’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꼭 구식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예절만 지키면 된다.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과 진정한 관심, 감정에 이성을 더하는 것이면 된다. 그리고 어른답게 행동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인에게 부족한 덕목 중 하나는 책임감이다. 충돌 사고 현장에서 여러분은 어떤 역할을 맡았을까. JFK공항의 델타항공편 15F 좌석에 휴가를 나온 육군 특수부대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고 상상해 보자. 승무원이 그에게 머리 위 선반을 뒤지며 통로를 막은 일등석 승객을 비키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서둘러 승객들을 대피시키는 장면을 기대해 본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What America Can Learn From the Tokyo Crash’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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