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생각보다 더딜 것…당분간 고정형 주담대가 유리"

입력 2024-01-07 17:55   수정 2024-01-15 16:11

새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금융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금리 하락기에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어서다.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가 최근 하락하고 있는 점도 고민을 키운다. 다음달부터는 대출 한도를 금리 유형에 따라 차등적으로 제한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까지 도입되면서 고정·변동형 주담대 유불리를 따지는 것이 한층 복잡해졌다.

고정형은 금리 급락…변동형은 상승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고정금리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최근 2개월 사이 1.0~1.5%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은행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작년 10월 30일까지만 해도 연 4.39~5.79%로 책정됐는데, 이달 5일엔 연 3.28~4.68%로 1.11%포인트 낮아졌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고정금리형 주담대 최저금리를 연 5.08%에서 연 3.43%로 1.65%포인트 낮췄고, 농협은행은 연 4.52%에서 연 3.36%로 1.16%포인트 인하했다. 하나은행(연 4.425%→3.665%)과 우리은행(연 4.59%→3.62%)도 고정금리형 주담대 최저금리를 1%포인트 가까이 내렸다.

반면 주요 은행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2개월 동안 상승했다. 국민은행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0월 31일 연 4.58~5.98%에서 이달 5일 연 4.74~6.14%로 0.16%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도 연 4.69~5.89%에서 연 4.91~6.11%로 0.22%포인트 상승했다.

농협은행 변동금리형 주담대 최저금리는 이 기간 연 4.55%에서 연 4.52%로 0.03%포인트 내렸지만 고정금리형에 비해 하락폭이 미미했다. 하나은행(연 5.283%→5.08%)과 신한은행(연 4.61%→4.16%)도 변동금리형 주담대 최저금리 인하폭이 고정금리형보다 작았다.
코픽스 금리 시장 반영 늦어
고정금리형 주담대와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가 상반된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은행들이 두 유형의 주담대 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대부분 국내 은행채 금리에 연동된다. 은행채 금리가 떨어지면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도 낮아지는데, 최근 2개월 동안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은행채 금리가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년 만기 은행채(AAA·무보증)의 평균 금리는 작년 10월 26일 연 4.81%에서 지난달 26일 연 3.771%로 2개월 사이 1%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이에 비해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대부분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된다. 매달 15일 발표되는 코픽스는 8개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한국씨티·SC제일)이 전달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다. 당월 코픽스가 공식적으로 집계되는 기간과 은행의 실제 조달비용이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데까지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달 15일까지 변동금리 주담대에 적용되는 코픽스는 지난달 15일 발표된 작년 11월 코픽스다. 작년 11월 코픽스는 예·적금 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 조달 비용 증가로 연중 최고치인 4.0%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치였던 작년 10월(3.97%)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했음에도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가 상승한 이유다.
“고정금리가 유리할 수도”
5년 동안 금리가 묶이는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빠르게 떨어지는 반면 6개월마다 금리가 조정되는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오르면서 대출을 받으려는 실수요자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빠르고 큰 폭으로 떨어진다면 당장은 변동금리형 주담대가 이자 부담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국내외 통화정책이 긴축적 기조를 유지한다면 고정금리형을 선택하는 게 낫다.

다음달 26일부터 적용되는 스트레스 DSR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미래의 금리 변동 위험을 개인의 대출 한도에 반영하는 스트레스 DSR 제도는 고정금리형보다 변동금리형의 대출 한도를 더 크게 제한한다. 올해는 5년 동안 금리가 고정되는 고정금리형 주담대를 선택할 경우 대출 한도가 이전보다 3~6% 줄어들고, 변동금리를 선택하면 4~9% 축소된다. 내년 이후 주담대 한도는 고정형을 선택하면 10%, 변동형은 16%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더라도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 하락폭이 제한적일 수 있는 만큼 고정금리형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효선 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태에서 한국은행이 미국만큼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하하기 어려운 만큼 고정금리형이 유리할 것”이라며 “현재 변동금리형 대출을 받은 상태라면 중도 상환 수수료를 따져보고 고정금리형으로 갈아타는 것을 고민해볼 만하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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