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와 싸우며 첫 女 심평원장 되기까지…'아픈 의사, 다시 가운을 입다'

입력 2024-01-09 14:13   수정 2024-01-09 14:16

병원과 사회를 잇는 공공 의료에 오랜 시간 종사한 김선민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아픈 의사, 다시 가운을 입다'(메디치미디어)을 펴냈다.

김 전 원장을 설명할 때 따라붙는 수식어는 화려하다. 첫 여성, 첫 내부 승진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장,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기술관 출신, OECD 의료의 질과 성과 워킹파티에서 여성 최초, 아시아계 최초로 의장을 맡은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에선 빛나는 성취에 대한 기록보다는 의사이기 전에 여러 차례의 수술과 투병을 반복한 환자로서, 사회의 소수자인 여성으로서 차별받고 살아가며 분투했던 삶의 애환과 더불어 공공의료의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느꼈던 소수자의 인권과 건강에 대한 문제 제기와 좀 더 나은 세상에 대한 바람을 담았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김 전 원장은 내과 실습 중 담관낭종 진단을 받았고 투병 생활을 하며 의대 본과, 인턴 생활을 마쳤다. 그는 건강과 체력을 고려하여 환경의학 분야에 지원해 공중보건과 산업공단에서 환자들을 돌보게 됐다. 노동자 건강에는 진료보다 정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의료관리학 공부를 더 했다. 수련을 마치고 의료정책 연구자로 일하다가, 2001년 설립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설립 준비 기획단원과 인권연구담당관으로 일했다.

마흔 살이 되기 전, 김 전 원장은 대장암 3기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2년의 공백 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상근평가위원으로 새 일을 시작했다. 심평원에서 10년을 일한 후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기술관으로 일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의료의 질과 성과 워킹파티’에서 여성 최초, 아시아계 최초로 의장을 맡았다. 심평원 기획이사를 거쳐 원장으로 승진했고 임기를 마친 후인 2023년 9월부터 근로복지공단 태백병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로 새 삶을 시작했다.

의학드라마 '라이프'의 이수연 작가는 김 전 원장을 모델로 극 중 장애가 있는 심평원 직원 예선우 캐릭터를 만들기도 했다.

김 전 원장의 대학 1년 후배인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은 추천하는 글을 통해 "개인 인생 이야기를 넘어 여성 의료인, 병원과 사회를 잇는 의료인, 한국 의료와 세계 의료를 잇는 의료인으로 자기 삶을 채워가는 이야기가 폭넓게 담겨 있다"고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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