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항의는 처음"…'큰 가슴 달린 인형' 발언에 시상식 '발칵'

입력 2024-01-09 15:25   수정 2024-01-09 15:34



미국을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 시상식인 골든글로브에서 진행을 맡은 코미디언 조 코이(53)의 발언이 성희롱이라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저녁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진행됐다. 진행자로 무대에 선 조 코이는 오프닝에서 영화 '오펜하이머'와 '바비'를 비교하며 "(두 영화가) 박스오피스 흥행상을 두고 경쟁하는데 '오펜하이머'는 맨해튼 프로젝트에 관한 721쪽짜리 퓰리처 수상작을 토대로 했고, '바비'는 가슴 큰 플라스틱 인형으로 만든 영화"라고 말했다.

조 코이의 성차별적 발언에 '바비'의 주역 마고 로비를 비롯해 라이언 고슬링 등은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바비'는 원하는 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주인공 바비 역에는 마고 로비, 켄 역엔 라이언 고슬링이 캐스팅됐다.

오프닝부터 "우리는 페미니즘 영화"라며 여성의 성취, 성 역할에 대한 화두를 던진 '바비'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어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이날 시상식에서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고, 시네마틱·박스오피스 성취상, 주제가상 등 2관왕에 올랐다.

'바비'가 던지는 화두가 성차별임에도 불구하고, 성 혐오성 발언이 골든글로브에서 등장한 것을 두고 시상식에 참석했던 니콜 스펄링 뉴욕타임스 기자는 "청중이 이렇게 빨리 진행자에게 항의하는 건 처음 봤다"며 "한 유명 감독은 '재앙적'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외신들도 조 코이의 발언을 비판했다. 미국 타임지는 "성가시고, 논쟁적이며, 굉장히 불편하게 만드는 농담이었다"며 "(농담이) 영화가 직면한 근본적 성차별을 의도치 않게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조 코이 같은 사람 때문에 '바비' 같은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게 완벽한 연장선", "'바비'는 끝나지 않았다", "무례하고 수준이 낮다"는 반응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터져 나왔다.

조 코이의 성차별적 발언은 '바비' 만이 아니었다. 역대급 인기와 티켓파워로 '테일러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골든글로브와 미국프로풋볼(NFL)의 가장 큰 차이는 골든글로브에선 스위프트의 카메라 노출 장면이 더 적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최근 미식축구 선수와 열애를 인정했는데, 그가 경기장에 방문할 때마다 중계 화면에 모습이 잡힌다는 사실을 빗댄 것. 해당 발언 이후 테일러 스위프트가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무례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조 코이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본 작성 시간이 10일밖에 안 되는 초단기 코스였다"며 "(비판에) 기분이 안 좋긴 하지만, 여전히 내 퍼포먼스를 사랑한다"면서 대본이 촉박하게 작성됐기 때문이라고 탓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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