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34세 프랑스 총리

입력 2024-01-10 17:53   수정 2024-01-11 00:08

“어린 놈이….” 돈봉투 살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세 정치인이 지난해 말 50세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날린 말에 많은 국민이 실소를 금치 못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만큼 우리가 여전히 ‘주민등록증에 적힌 숫자’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 해프닝이기도 했다.

프랑스에 만 34세 총리가 탄생했다. 직전까지 교육부 장관을 맡고 있던 1989년 3월생인 가브리엘 아탈이 그 주인공이다. 1984년 37세에 총리가 된 로랑 파비위스의 기록을 깨고 최연소 총리가 됐다. 17세에 중도 좌파 사회당에 입당해 정치 활동을 시작한 그는 프랑스 최고 고등교육기관 ‘그랑제콜’ 중 한 곳인 파리정치대학을 졸업했다. 사회당을 탈당해 2016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한 전진하는공화국(LREM)에 합류한 뒤 정부 대변인과 공공회계 장관, 교육부 장관을 잇달아 맡으며 만만찮은 정치 이력을 쌓았다. 특히 5개월여의 교육부 장관 임기 동안 이슬람권 여성의 전통 의상인 ‘아바야’ 교내 착용 금지, 저학년생 기초학력 증진 방안 등을 뚝심 있게 밀어붙여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

30대 국가 지도자의 등장은 이제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다. 당장 아탈 총리를 임명한 마크롱도 2017년 39세에 대통령이 됐다. 그해 31세인 제바스티안 쿠르츠가 오스트리아 총리에, 37세인 저신다 아던이 뉴질랜드 총리에 올랐다. 2019년엔 33세의 산나 마린이 핀란드 총리가 됐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다니엘 노보아 아신 에콰도르 대통령은 1987년 11월생으로 세계 최연소 국가 정상이다.

연륜 있는 정치인에게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통찰력과 안정을, 젊은 정치인에게는 강력한 추진력과 변화를 기대하는 게 국민들의 마음일 것이다. TV 생방송 중 총기를 든 갱단이 난입한 에콰도르 사태를 보면 젊은 대통령이 됐다고 당장 나라가 바뀌는 건 아닌 듯하다. 아탈 총리가 전임 총리를 사임으로 내몬 연금개혁법과 이민법을 둘러싼 진통을 극복하고 프랑스를 위해 어떤 리더십과 에너지를 보여줄지 주목할 일이다.

김정태 논설위원 in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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