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탈환'..BMW 국내 판매 1위의 의미

입력 2024-01-17 07:30  



 -철저한 현지화와 '한국 우선주의 정책'
 -'가격' 대신 '가치'에 접근한 결과라 의미 커

 BMW코리아가 8년 만에 수입차 시장 1위를 탈환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MW는 2023년 7만7,395대가 등록돼 메르세데스-벤츠(7만6,697대)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BMW에 있어 이번 성과는 이전과는 또 다른 의미다. 공격적인 가격 책정이 이전의 비결이었다면, 2023년의 1위 탈환은 우리나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애정을 보여온 결실이어서다. 연쇄 화재와 이로 인한 대규모 리콜 이후 소비자들의 신뢰가 빠르게 회복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BMW의 노력은 '한국 우선주의'와 철저한 현지화로 요약된다. 여느 외국계 기업은 물론, 우리나라의 브랜드들보다도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주요 신차들을 세계 최초로 빠르게 선보이는가 하면, 재투자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에도 적극적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건 2014년 지어진 BMW 드라이빙센터다. 본고장인 독일과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만 있었던 시설이고, 아시아 최초로 지어진 곳이기도 하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AMG 스피드웨이, 현대차그룹의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센터가 뒤늦게 출범했다는 걸 생각해 보면 BMW가 우리나라의 자동차 문화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미국, 중국, 일본, 브라질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 R&D센터가 한국에 들어왔다. 영종도에 있던 시설은 현재 인천 청라로 확장 이전을 준비하고 있고,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을 현지화하는 데 그쳤던 걸 넘어 이제는 자율주행과 전동화 기술 등 BMW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살피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한 시기에 보여준 '뉴노멀'도 돋보였다. 2020년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5시리즈 부분 변경 공개 행사는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진행됐다. 같은 해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전자계약 시스템을 도입해 완전한 비대면 차 구매도 가능하게 했다.

 단순 마케팅이라기엔 공익적인 성격의 활동들도 많다. BMW코리아 미래재단은 업계의 귀감으로 자리 잡아 독일 본사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다. 어린이들의 교통안전 교육을 돕는 주니어 캠퍼스, 도서·산간 지역 아동을 위한 모바일 주니어 캠퍼스는 자동차 회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라이벌과 손을 잡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BMW코리아는 지난 2017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함께 독일식 일-학습 병행프로그램 '아우스빌둥'을 전격 도입했다. 실업계 고등학생들과 전문대 학생들에게 독일식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수료생들을 서비스센터에 채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2013년 제주도에 첫 충전기를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100기 이상의 충전기를 보급했고, 올해 1,000기 이상을 새롭게 설치할 계획이다. 지난 10년간 설치한 충전기만큼을 올해 더 깔겠다는 의미다.


 여기까지만 봐선 BMW 소유주들만을 위한 정책 같지만, BMW는 모든 충전기를 전기차 오너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서 운영 중이다. 수도권과 부산, 고급 복합시설에 편중된 일부 브랜드들과 달리 고속도로 등 전국 곳곳에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도 차이다.

 이렇게 세밀한 접근이 가능했던 건 한국인 경영진이 오랜 기간 임기를 이어왔다는 점도 한몫을 한다. BMW코리아의 외국인 사장은 법인 설립 초기 베른트 비간트(1995~1998), 카르스텐 엥엘(1998~2000) 뿐이었고, 이후 김효준(2000~2017), 한상윤(2017~) 대표이사 체제로 오랜 기간 경영됐다. 출범 30년을 바라보고 있는 회사의 역대 사장이 4명뿐이고, 그중 2명이 한국인이라는 건 수입차 업계에서도 극히 드문 사례다.

 BMW의 성공 방정식은 분명했다. 제품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갖추고, 경쟁자는 시도하지 못하는 유일무이한 마케팅 전략과 공익적인 활동을 이어가는 것. 비단 자동차 기업이 아니더라도 외국계 기업이라면 적극적으로 벤치마킹 해 볼 만한 일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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