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유진상가 내년 정비사업 시작…신촌 이대 상권 살릴 것"

입력 2024-01-16 16:09   수정 2024-01-16 16:29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속도를 바짝 올릴 생각입니다. 통상적으로는 12년~20년쯤 걸린다고들 하는데 앞으로는 10년 내 사업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속도전'을 하려고 합니다."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사진)은 지난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대문구는 오래된 주거지역이 많다. 현재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장만 55곳에 달한다.

서대문구는 16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재개발·재건축 백서'를 발간했다. 관내 정비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정비사업을 이해해야 하고, 조합 운영과 주로 제기되는 문제점을 알아야 한다는 게 이 구청장의 지론이다.
○"유진상가, 내년 중 정비사업 시작 목표"
이 구청장은 서울시의 신속통합개발(신통개발) 등의 방식이 다양하게 제시된 만큼 이를 활용하면 현재 서대문구 대부분의 사업장을 10년 내 개발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표적인 현장으로 홍제동 인왕시장 유진상가를 꼽았다. "유진상가는 역세권 활성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주민 74.1%에게 동의를 얻었다"며 "내년 하반기 정비구역 지정을 마치면 2027년부터 건물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는 홍제천 위에 지어진 건물인 탓에 사업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곤 했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이 구청장은 "인센티브를 줘서 용적률을 상향하고 수익성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지금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금리 상승이 멈춘 만큼 리스크가 더 커질 일도 없다"고 강조했다.

서대문 로터리 일대 재개발도 추진한다. 그는 "서대문 로터리는 서대문구의 도입부에 해당하는 곳인데 옛날식 건물로 가득 차 있다"며 "이 곳을 개발하려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대상권 업종제한 해제"
이 구청장은 또 올해 신촌역사를 중심으로 하는 상권을 되살리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문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텅텅 빈 신촌역사와 예스aPM 때문에 침체된 분위기를 바꿀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신촌 민자역사는 SM그룹이 200억원 가량을 들여 20년 동안 빌린 건물이다. 당초 계획은 면세점 등을 운영할 예정이었는데 잘 되지 않아서 메가박스 외에는 비어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 구청장은 "SM그룹과의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며 "최근 청년을 위한 스타트업 공간으로 바꾸자는 제안이 있어 이를 적극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신촌역사를 중심으로 동서로 이어지는 경의중앙선 철도로 인한 상권 단절도 고민거리다. 이 구청장은 역세권 도시철도 지하화 특별법이 지난 9일 통과된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가좌역에서 서울역 구간은 사업성이 나온다"며 "특히 신촌역(경의중앙선) 일대 철도부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연세 세브란스병원과 협력해서 이 일대를 병원과 상업시설이 어우러진 장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세브란스병원은 병원 부지를 확대해야 하는데 장소가 엎다"며 "논의해 볼 계획"이라고 했다.

'권장업종 제한'에 묶여 있던 이대 일대의 상가 운영 제약도 풀었다. 그는 "이대역 인근은 이·미용업과 의류·잡화 소매점만 권장업종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다른 업종은 하기 쉽지 않았고, 과거 주차장 없이 오피스텔을 지을 수 있도록 해 준 것이 이제 와서는 난개발이 되어 성장을 막는 문제가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지난해 3월 업종규제를 풀었고 지금은 지구단위 계획을 전면 재설정하기 위한 용역 발주를 하고 서울시와 논의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상권 활성화를 위해 구청에서 직접 직영점포 '빵낀과(빵 사이에 낀 과일)' 2곳을 작년 말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구청장은 "이 점포는 이대생들의 '참새방앗간' 같은 가게였는데 문을 닫는다기에 기존 점주의 기술지도를 받아서 젊은이들이 와서 마음껏 장사해 보는 장소로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서대문구는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연세대를 잇는 '신촌역로'를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운영하는 문제를 두고 서울시와 갈등을 겪고 있다. 이 구청장은 "상인들이 매출 규모가 많이 줄었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연세대 쪽과 신촌역 일대 간의 교통이 연결되지 않으면 현대백화점 등 주변 지역이 살아나기 쉽지 않은 만큼 시에서 다시 검토하길 바란다"고 했다.
○"안산 황톳길, 홍제천 폭포까페 명소화"
구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도 다양하게 펼쳐 나가겠다고 그는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안산 황톳길과 홍제천 폭포까페, 반려견을 위한 반려동물 문화센터, 오케스트라 사업 등을 꼽았다. 그는 "서대문구 오케스트라는 연 2회 정기공연 뿐만 아니라 '윙차'를 활용해 연 6회 지역 주민을 위해 출장 공연을 하고 있다"며 "서울시 불꽃놀이 하던 날 열린 오케스트라 공연에는 가재울 4구역 주민 3000명이 모여 신나게 놀았다"고 소개했다.

홍제천의 인공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수변 테라스 까페도 그의 단골 자랑거리다. 이 구청장은 "세계 각국 유튜버들이 와서 폭포까페를 알리고 있다"며 웃었다. '맨발걷기' 열풍을 타고 그가 안산에 조성한 황톳길은 올해 1.3km 구간을 추가로 연장하기로 했다.

진돗개 다섯 마리를 키우고, 애견협회 부회장을 20년째 맡고 있다고 밝힌 이 구청장은 "반려견 산책로 2km를 안산에 조성하고 올 3월에는 옛 서대문등기소 자리에 반려동물 문화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구민에게 도움이 되고, 구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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