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위로금' 줄이자 희망퇴직 20% '뚝'

입력 2024-01-16 18:03   수정 2024-01-24 16:34

연초 은행권 희망퇴직자 수가 작년보다 2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억~4억원에 달하는 은행들의 특별 퇴직금을 놓고 ‘돈 잔치’ 비판이 거세지자 퇴직금을 줄인 탓이다. 모바일 뱅킹 확산에 따른 영업점 감소에 대응하고 고연령·고임금 인력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해온 희망퇴직 규모가 축소되면서 은행의 신규 인력 채용 전략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퇴직금 3000만원 줄어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19일자로 674명이 희망퇴직을 통해 회사를 떠난다. 713명이던 지난해와 비교해 39명 줄었다. 앞서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작년보다 각각 154명(하반기 231명 제외)과 121명 감소한 234명과 372명이 짐을 쌌다. 5대 은행 중 3곳(국민·신한·농협)의 올해 희망퇴직자는 128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1594명)에 비해 19.7%(314명) 줄었다.

이달 31일 희망퇴직자 선정을 마무리하는 하나, 우리은행도 희망퇴직자가 작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희망퇴직자가 줄어든 것은 특별 퇴직금 등 희망퇴직 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작년엔 23~35개월 치 급여를 일시에 특별 퇴직금으로 줬는데 올해는 18~31개월 치로 4~5개월분 줄였다. 희망퇴직 대상자도 지난해와 같은 1972년생까지로 유지했다. 특별 퇴직금을 줄이고 대상자를 축소해 전체 희망퇴직금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해 특별 퇴직금으로 최대 39개월 치 급여를 준 농협은행은 올해는 11개월 줄어든 28개월 치 급여만 지급했다. 신한은행(7~31개월 치)도 지난해 8월 희망퇴직 때보다 최대 6개월 치를 줄였다. 한 시중은행 노동조합 관계자는 “작년보다 특별 퇴직금이 2000만~3000만원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은행원 퇴직금 상위 1%
은행들은 그동안 1인당 수억원의 특별 퇴직금을 지급하며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해왔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22년 시중은행의 1인당 평균 희망퇴직금은 3억6000만원에 달한다. 근속 연수에 따른 법정 퇴직금(평균 1억8000만원) 등을 합치면 총퇴직금은 5억~6억원에 이른다. 국세청이 집계한 2021년 귀속 기준 퇴직금 상위 1% 근로자 3만3045명의 평균 퇴직금(4억744만원)을 웃돈다.

“이자 장사로 쉽게 번 돈으로 ‘퇴직금 돈 잔치’를 한다”는 비판에 은행들은 “인력구조 개선과 신규 채용을 위해선 희망퇴직 제도가 필요하다”고 항변한다. 한 시중은행 인사 담당 임원은 “매년 100개가량(5대 시중은행 기준) 영업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희망퇴직 제도가 없으면 고연령 임금피크제 직원을 배치할 곳이 없다”고 했다. 임금피크제 직원 명예퇴직금이 5대 은행보다 적은 기업은행은 작년 말 임금피크제 직원이 977명으로 전체 임직원(1만3896명)의 7%에 달한다. 1~2% 수준인 5대 은행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인력 배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희망퇴직 없이는 신규 채용이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5대 은행은 작년 상반기 1500여 명, 하반기 1000여 명 등 총 2500여 명을 새로 채용했다. 지난해 희망퇴직자 수(2513명)와 비슷한 규모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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