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출산 휴가, 1개월 의무화 추진

입력 2024-01-16 18:10   수정 2024-01-24 16:25

당정이 배우자의 1개월 출산휴가 의무화를 추진한다. 현재 10일인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을 두 배 이상 늘려 남성의 육아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여성의 ‘독박 육아’ 부담을 낮추는 게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16일 한국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고용노동부, 국민의힘 등 당정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저출산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다. 다음달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저출산위 전체회의에서 일·가정 양립 대책으로 발표하거나 국민의힘의 총선 핵심 공약으로 구체화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최근 홍석철 전 저출산위 상임위원을 공약개발본부장으로 영입한 것도 이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배우자의 출산휴가 기간은 10일이다. 5일씩 나눠 사용하면 주말을 포함해 최대 2주를 쉴 수 있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2007년 3일 휴가를 처음 도입한 이후 2012년 최대 5일(유급 3일)로 확대했고, 2019년부터 현재 모습을 갖췄다. 당정은 이 기간을 20일 이상으로 늘리고, 나눠 쓸 수 있는 횟수를 확대해 최대 1개월의 유급 휴가가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제도 안착을 위해 배우자가 출산휴가를 쓰는 동안 드는 비용을 일부 보전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휴가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임시 인력을 고용하는 기업, 휴가자의 일을 떠안아야 하는 부서원 등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다.
육아휴직·유연근무, 취업규칙에 넣으면 '법인세 감면'
당정이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을 파격적으로 늘리기로 한 것은 남성의 육아 참여가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남성이 출산과 육아에서 보조적 역할에 그친다는 인식을 바꿔 육아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정책에 긍정적이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배우자가 아빠의 역할을 배우는 데 필요한 시간과 대체 인력 없이 회사에서 줄 수 있는 휴가기간을 감안하면 한 달의 출산휴가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논의된 남성 자동 육아휴직은 시간을 좀 더 두고 검토하기로 했다. 육아휴직을 의무화할 경우 중소기업 등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또 육아휴직 급여가 최대 월 150만원 수준으로 고정된 상황에서 강제로 육아휴직을 하도록 할 경우 소득이 크게 감소해 가계를 꾸리기 어렵다는 근로자 측의 지적도 감안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저출산 대응에 나서는 기업에 줄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구상하고 있다. 육아휴직, 유연근무 등 육아 친화적 근로 형태를 취업규칙에 명시하는 중소기업에 일정 기간 법인세를 깎아주는 방안이 거론된다. 지방 이전 기업에 최대 7년간 법인세를 100% 감면해주는 것과 비슷한 세제 혜택을 저출산 대응 우수 기업에 주는 방식이다. 육아휴직 등은 근로자의 법적 권리지만 중소기업 등은 취업규칙에 이를 넣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실제 제도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겸하는 ‘하이브리드형 근무’ 도입도 유도하기로 했다. 3세 미만 자녀가 있는 직원이 스스로 원할 경우 기업은 재택근무를 무조건 허용해야 하는 일본의 저출산 정책을 참고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도입하면 사무실 유지비를 절감하고 퇴사율을 낮춰 기업에도 이득이 될 수 있다”며 “제도 도입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육아기 근로자들을 우선 적용 대상으로 일과 육아를 균형 있게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출산과 육아 지원에 적용하는 소득 기준을 과감하게 높이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맞벌이 부부 등이 제도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출산·육아 정책은 저소득층 대상의 복지정책과 구분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구난방으로 취합되고 있는 저출산 예산의 재구조화 결과도 다음달 회의를 전후로 나온다.

강진규/허세민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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