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경 신화' 쓴 국제범죄·과학수사 30년 베테랑

입력 2024-01-17 18:45   수정 2024-01-17 23:51


지난 8일 경찰청이 발표한 총경 승진임용 예정자 135명 가운데 경찰관들에게 특히 주목받은 두 사람이 있다. 박덕순 경기남부경찰청 국제범죄수사계장(사진 왼쪽)과 주정재 전라남도경찰청 과학수사대장(오른쪽)이다. 이들은 순경 출신이다.

무궁화 네 송이의 견장을 받는 총경은 13만 명의 경찰 중 0.4%(700여 명)에 불과하다. 총경으로 승진하면 경찰서장에 오를 수 있다. 경찰대를 졸업하지 않고, 경찰간부후보 출신도 아닌 말단 순경 입직자가 ‘경찰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총경에 도달한다는 건 그만큼 전문성과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두 사람은 각각 외국인범죄 수사와 과학 수사 분야의 최고 베테랑으로 꼽힌다.

최근 두 사람을 만나 소감을 물었더니 같은 답이 돌아왔다. “기쁘긴 한데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이들은 “총경이 된 것은 새로운 의무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경찰업무를 잘하기 위한 요건으로 “사람과의 소통”을 꼽았다.
○“사람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
박 계장은 1990년 순경으로 경력을 시작했다. “밤낮없이 25년쯤 사건에 골몰하다 보니 어느새 경정이 돼 있었다”고 했다. 그는 “파출소 근무 시절 비번 때 잠복근무로 절도범을 검거해 3박4일 포상휴가를 받은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그는 평택·수원 서부서 형사과장 등을 거쳐 2019년부터 외국인 밀집 지역인 경기남부서의 국제범죄수사대에서 근무 중이다. 이 시절 ‘수사통’이란 명성에 ‘외국인통’이라는 명성이 더 붙었다. 화성 외국인 길거리 테러사건, 옛 소련권 외국인들의 마약 이권 다툼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여럿 해결했다.

박 계장은 “최근 외국인 간 마약 범죄가 늘고 있어 문제”라며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 방식이 확산하는 등 거래가 지능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화성·수원·안산 등 그가 관할하는 경기남부 지역은 일자리를 찾아 이주한 외국인이 많다. 그는 “우리나라에 정착한 외국인들의 범죄가 조직화·세력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꾸준히 주시하면서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수사라도 ‘현장’이 우선”
의무경찰 복무를 마친 후 1992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주 대장은 주로 광주·전남 지역에서 근무했다. 경정 승진 후 2018년부터는 전남경찰청 과학수사과에서 활약 중이다.

경찰 과학수사대에서 인간의 땀과 아픔을 압축적으로 경험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과학 수사를 맡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변사 사건을 여럿 접하게 된다”고 했다. 생각나는 일을 물었더니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에피소드는 결코 없다”며 사양했다. 살해 피해자든, 스스로 생을 등졌든 간에 망자와 유족을 최대한 보듬는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

주 대장은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에도 불구하고 현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해결된 점을 언급하며 “유전자 시료를 제대로 채취·보관하는 것이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최신 기술의 활용에도 관심이 많다. 특히 최근 연구개발 중인 ‘기체분자 분석’ 기법과 관련해 “아직까진 화재 현장에서 주로 활용하지만 조만간 다양한 범죄 수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기대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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