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숙취해소 돕는 'ALDH2' 효소 탈모 원인 해결에 도움

입력 2024-01-17 10:41   수정 2024-01-17 10:43



국내 연구팀이 미토콘드리아 속 알데하이드탈수소효소(ALDH2)를 활성화해 휴지기 모낭을 성장기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안드로겐성 탈모 등의 새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로겐성 탈모는 가장 흔한 탈모 유형 중 하나다. 호르몬, 유전·환경적 요인 탓에 모발이 가늘어지고 성장 주기가 무너져 생긴다.

서울대병원은 권오상 피부과 교수팀이 ALDH2를 활성화해 세포 속 에너지 대사와 ATP 생산을 촉진해 모발 성장주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내용의 동물실험 결과를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ALDH2는 아세트알데하이드를 해독해 산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소다. 미토콘드리아 손상 탓에 생긴 산화 스트레스는 탈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LDH2는 알코올분해효소로도 불린다. 알코올을 분해할 때 나오는 독성물질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는 것을 돕기 때문이다. 술을 한 잔만 마셔도 빨개지는 사람은 이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ALDH2의 모발 성장과 산화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ALDH2 활성화제(Alda-1)를 활용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모낭의 ALDH2 활성도는 머리카락을 만드는 모낭상피세포층에서 발현되고 휴지기에는 발현이 미미하다가 성장기로 전환되면서 발현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작용이 모발 성장기를 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ALDH2가 활성화되면 모낭에서 산화적 인산화 과정이 일어나 ATP 생산을 증가시켰다. ATP는 모발이 휴지기에서 성장기로 전환할 때 필요한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ALDH2 활성화는 과도한 활성산소를 줄여 독성 산화 알데하이드(4-HNE)를 제거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완화했다.

사람 모낭 기관배양 실험과 마우스 모델을 활용한 동물실험에서도 ALDH2가 활성화되면 머리카락 길이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 탈모약으로 활용되는 미녹시딜 도포제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ALDH2 활성화는 모낭 형성과 유지에 관여하는 베타카테닌(β-Catenin) 증가를 유도했다. 안드로겐성 탈모와 노화성 탈모 등에 함께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탈모 치료 분야 기존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탈모 치료 분야 혁신 접근법을 모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더 나은 탈모 치료법의 개발과 환자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피부기반사업단 혁신성장 피부건강 기반기술 개발사업, 서울대병원 집중육성연구 등의 지원을 받았다. 국제학술지 저널오브어드벤스드리서치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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