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철수한 현대차가 힘주는 곳…'글로벌 요충지' 삼는다

입력 2024-01-18 14:06   수정 2024-01-18 14:07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낸다. 판매가 부진하거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중국·러시아 대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에 힘을 주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 현대는 최근 위푸공업단지건설유한공사에 충칭공장을 16억2000만위안(약 2900억원)에 매각했다. 충칭 공장은 현대차의 다섯 번째 중국 현지 공장으로 당시 62억위안(약 1조1500억원)을 투자해 2017년 완공했다.

현대차는 한때 중국에만 5개 공장을 운영하며 연간 250만대 이상을 생산했다. 2016년 114만대를 판매하며 승승장구하는 듯했지만,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 여파 등으로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 1.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중국 사업 재조정을 통해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매각한 바 있다. 현대차는 이번 충칭 공장 매각에 이어 창저우 공장도 연내 추각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중국에는 베이징 2·3공장만 남게 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중국 현지 판매 라인업도 13개 차종에서 8개로 축소해 수익성과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현대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2년 가까이 가동을 멈춘 장부가액 2873억원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현지 업체에 1만루블(약 14만원)에 매각한 바 있다. 러시아는 쏠라리스와 크레타 등을 현지 전략 차종을 주력으로 했던 시장이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에 결국 공장을 처분한 것이다.

대신 현대차가 새롭게 투자하는 곳은 인도·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의 아세안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지역에 최근 공장을 인수하거나 판매 법인을 설립하는 등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대를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도는 글로벌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현대차그룹은 1996년 인도법인 설립 이후 1998년부터 첸나이 공장에서 현지 생산을 시작, 지난해 말 누적 판매량 900만대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7월 생산된 현지 전략형 모델 '엑스터'는 출시 후 5개월간 3만9000대가 팔리는 등 현지에서 큰 인기다.

지난해 8월에는 연산 13만대 규모 GM(제너럴모터스)의 인도 탈레가온 공장을 사들인 바 있다. 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에 약 700억루피(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생산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전기차 증산을 위한 설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5가 전기차 판매 모델 1위에 오를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2022년 기준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점유율은 1위로 19.6%에 달했다. 2021년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인도네시아 정부가 주최한 전기차 행사에 직접 참석해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이밖에 현재 싱가포르에는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핵심 시설 중 하나인 글로벌 혁신센터가 있다. 태국에서는 현대차에 이어 기아도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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