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지는 고용에도 여전히 강한 소비?…美 경기 '미스터리'

입력 2024-01-18 14:04   수정 2024-01-18 14:35



미국의 양대 경기지표인 고용과 소비가 엇갈리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소비는 여전히 강하지만 노동시장은 서서히 식고 있다. 경기후행지표인 고용이 소비보다 먼저 둔화 조짐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미국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전망치(0.4%)를 웃돌았다. 지난해 11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1% 감소할 것이란 시장 예상을 뒤엎고 0.3%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서비스를 제외한 상품 판매 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통계로 소비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늘어난 것은 11월 블랙 프라이데이와 12월 크리스마스 연말 시즌을 맞아 미국인들이 예상보다 지갑을 더많이 열었기 때문으로 WSJ는 분석했다.

로버트 프릭 해군연방신용조합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수개월 전만해도 강한 소비가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많았지만 인플레이션 완화 등으로 인해 구매력이 강화되면서 연말 쇼핑액이 예상치를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도 "12월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은 올해에도 소비자들이 각자 보유한 현금을 풍족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강한 소비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경기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도 확인된다. 이날 Fed는 1월 베이지북에서 "대부분 지역의 소비자들이 기대치를 충족하고 3개 지역에선 기대치를 초과해 연휴 기간 동안 계절적 안도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용에 대한 평가는 달랐다. Fed는 베이지북을 통해 "거의 모든 지역에서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신호를 하나 이상씩 언급했다"고 전했다. 구직 대기자 증가, 이직률 감소, 기업의 선별적 채용 확대, 임금상승 압력 완화 등을 구체적 예시로 꼽았다.

Fed는 이어 "미국 전역에서 제조업 활동이 감소하고 많은 지역의 기업들이 내년에도 임금상승 압력이 약해지고 임금상승률이 둔화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언급했다.

성과급이 줄고 있는 점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지난달 미국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지급된 보너스가 전년 동기대비 21%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중소기업 급여를 추적하는 소프트웨어 업체인 구스토가 30만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지급한 보너스를 집계한 결과다.

모든 업종에서 성과급이 줄었으며 여행업과 운송업의 보너스 감소율이 36%로 가장 높았다. 교육업과 식음료업이 26%로 뒤를 이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보너스를 아예 지급하지 않은 기업 비율이 2022년 27%에서 지난해 34%로 높아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기업들이 근로자들에게 보너스를 더 적게 준다는 것은 몇년 전보다 직원들의 이직을 덜 걱정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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