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배송 시대 막 내린다"…특단의 대책에 日 '발칵'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입력 2024-01-22 07:04   수정 2024-01-22 09:29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④에서 계속
한국은 마켓컬리가 시작한 새벽배송이 이제는 대세가 됐다. 일본은 온라인 쇼핑이 점점 느려지고 비싸진다.

일본도 한국 만큼은 아니지만 도쿄 시내는 오전 이른 시간에 주문하면 당일 저녁이나, 적어도 다음날에는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배송료도 대부분 무료다. 일부 지역에서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하는 업체도 생겨났다.



지난해 3월 일본에 진출한 지 2년도 안돼 철수했지만 쿠팡은 식품과 생활용품을 10분 만에 배송하는 '퀵커머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일본도 온라인 쇼핑은 익일 배송에서 당일 배송, 다시 새벽 배송으로 점점 더 싸고 빠르게 진화해 왔다.

하지만 오는 4월 이후 일본에서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그날 주문한 상품을 무료로 당일에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막을 내릴 지도 모르겠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입한 생필품들이다. 지난 번 구입했을 때는 무료 배송이었는데 새로 주문하려니 가격을 좀 낮춘 대신 배송료가 붙어서 결과적으로 더 비싸진 상품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무료 배송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있어서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6월2일 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열어 온라인 쇼핑몰의 '무료 배송' 표기를 개선하기로 했다. 택배회사의 운임을 현실화, 즉 올리기 위해서다. 일본 정부는 반발할 게 뻔한 소비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한편 구체적인 방안을 앞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새벽배송도 모자라 총알배송이 등장하는 시대에 일본 정부가 시대를 거스르는 건 '물류 2024년 문제' 때문이다. 물류 2024년 문제란 오는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택배를 포함한 물류의 상당 부분이 멈추는 사태를 말한다.

'일본판 주52시간 근무제도'인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법의 적용대상이 확대되면서 트럭 운전기사의 연간 잔업시간이 960시간으로 제한되면서 생기는 변화다.



연간 잔업시간이 960시간으로 제한되면 트럭 운전기사들이 하루에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15시간 이내(숙박을 동반하는 경우 제외)로 줄어든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금까지 운전기사 1명으로 운행하던 구간에 운전기사 2명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트럭 운전기사 의존도를 줄이려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①에서는 무인트럭 전용 고속도로, 난쟁이 기차, 꼬마 트럭 등 근미래적이거나 아예 인프라 규격을 통째로 뜯어고치는 사례를 살펴봤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대책은 현재의 시스템에서 기존의 인력(트럭 운전기사)을 최대한 효율화하는 것일 수 밖에 없다. 트럭 운전기사 1명이 하루에 15시간 이내로 일하면서도 지금보다 훨씬 많은 화물을 나를 수 있도록 하는 묘책 없이는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⑥으로 이어집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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