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븐 "제베원 안 된 미운오리새끼? 독기 품고 이 악물었죠" [인터뷰+]

입력 2024-01-22 08:03  


데뷔 4개월을 갓 넘긴 신인 그룹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솔직하고 과감했다. Mnet '보이즈 플래닛'에서 최종 데뷔조에 들지 못한 멤버들이 뭉쳐 새롭게 결성한 팀인 이븐(EVNNE)은 자신들을 '언더독(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약자)'이라고 칭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언더독'이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오히려 단단한 자신감이 느껴지니 말이다.

최근 서울 모처에서 두 번째 미니앨범 '언: 씬(Un: SEEN)' 발매를 앞둔 이븐을 만났다.

이븐의 컴백은 지난해 9월 데뷔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데뷔 앨범으로 20만장이 넘는 초동 판매량을 달성했던 이들은 기세를 이어 초고속으로 팬들을 다시 찾았다. 케이타는 "작년에 데뷔하며 이븐이 시작됐는데 이렇게 연초부터 빠르게 컴백해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어 감사하다. 올해는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타이틀곡은 '어글리(UGLY)'다. 강렬한 비트가 돋보이는 테크 하우스와 그루비한 알앤비 요소가 가미된 곡으로, 드롭 파트 테마가 자유분방한 악동의 이미지를 극대화한다. 유승언은 "다소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내가 하는 모든 행동과 모습이 모두 나임을 인정하고 당당하고 거침없이 유쾌하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이븐만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더독'이라는 말은 앨범명 '언:씬'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던 중에 나왔다. 지윤서는 전작 '타겟 미'에서는 어리고 풋풋한, 선전포고하는 악동들의 외적인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이번에는 내면의 강인함을 더 담아내려고 했다. '보이즈 플래닛'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최종 9인에 들지 못했던 연습생들이 이븐이라는 팀으로 모이게 된 거지 않냐. 순탄치만은 않았던 과정과 그 과정에서 느낀 아픔들, 또 이를 통해 단단해졌고 더 보여줄 게 많다는 강인함 등을 담은 앨범"이라고 밝혔다.

이어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지윤서는 "벽에 영어로 '미운 오리 새끼'라고 적혀 있었다. 그걸 보고 이븐의 이야기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운 오리 새끼가 미움을 받다가 나중에 화려한 백조가 되듯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고 그 안에서 독기를 품고 성장해 나가면서 빛이 나는 진정한 아이돌, 아티스트,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는 멋있는 어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벽에 그 문구를 누가 써주셨는지…정말 마음을 콕 찌르는 멘트였다"고 고백했다.

유승언 역시 크게 공감했다. 그는 "방송이 끝나고 '내가 데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힘든 시기를 겪었다. 데뷔할 기회가 있다는 말을 듣고 기뻤다. 같은 회사인 윤서랑 그 소식을 듣고 하이 파이브를 하고, 엘리베이터에서 소리도 질렀다.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 팬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 때보다 더 성장하고 멋있어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우리끼리 똘똘 뭉쳐서 열심히 준비했다. 독기를 품고, 언더독의 마음을 가지고 정말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지윤서는 "대표님께서 항상 언더독이라는 말을 강조한다. '겸손하되 저돌적인 자세로 임하고 너희의 장점을 보여주라'고 하더라. 지후는 관련 책도 샀더라"고 전했다. 이에 지후는 "'언더독 마인드'라는 책"이라면서 "그걸 읽고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일곱 명 모두 이븐이라는 팀에 진심이에요.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찬 팀입니다."(지윤서)

실제로 성장은 이들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한층 강렬해진 콘셉트뿐만 아니라 곡 작업 참여도 또한 높아졌다. 작사·작곡 모두 가능한 리더 케이타를 중심으로 지윤서, 이정현, 유승언이 수록곡 작사에 이름을 올렸다.

유승언은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서 팬분들께 들려드릴 수 있게 됐다. 열심히 참여했다"고 했고, 지윤서는 "첫 번째 앨범에서도 작사에 참여했다. 데뷔 전부터 우리의 앨범에 참여하는 게 꿈이었는데 이렇게 두 번이나 참여할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케이타에게 작업한 곡을 보내고 피드백을 받는다고 했다. 케이타를 향해 '어깨가 무겁겠다'고 하자 그는 "리더를 하면서 어려운 점도 있지만 멤버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무언가를 할 때 서로 의견을 내면서 다 같이 만들어 나간다. 모두 같이 성장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친구 같은 리더가 되고 싶다. 편하고 언제든지 말을 걸 수 있는 리더가 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과거 '보이즈 플래닛' 출연 영상을 보면 어떤 기분이냐는 질문에도 '성장'을 언급했다. 박지후는 "'맛' 무대를 오랜만에 봤는데 춤, 표정 연기 등 많이 성장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대답했다.

박한빈 역시 "최근에 '맛' 연습 영상을 봤다"면서 "라이브 연습을 굉장히 많이, 열심히 했다는 게 느껴져서 뿌듯하고 감정이 벅차오르기도 했다. '저 때의 마음을 잊지 말아야지',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고 최선을 다해야지'라는 생각이 또 한 번 들었다"고 말했다.

유승언은 "'아주 나이스' 무대를 다시 보게 됐는데 그때의 나는 알프스산맥을 뛰어노는 양 같은 순수한 모습이더라. 멋이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지나고 보니 풋풋했던 것 같다. '열심히 했구나'라는 생각에 뭉클했다"면서 "앞으로도 지금 하는 것처럼 열심히 해보려 한다"고 털어놨다.

지윤서는 신년을 맞아 그간의 영상을 모두 찾아봤다고 했다. 그는 "실력적인 부분이나 비주얼,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확실히 성장한 게 느껴지더라. '노력이 배신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열심히 달려 나가보자고 새해 다짐을 했다"며 미소 지었다.


강인한 인상을 남겼던 데뷔곡에 이어 '어글리'로는 더 진해진 이븐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을 테다. 박한빈은 "퍼포먼스를 위한 곡이라 생각한다. 안무와 무대를 보면서 듣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보는 재미가 있는 곡"이라고 자신했다.

지윤서는 곡을 처음 들었을 때를 떠올리며 "멤버들 반응이 좋았다. 이븐이 가진 악동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좋은 곡이 우리에게 선물로 와줬구나 싶었다. 이 악물고 열심히 준비해서 우리의 목표를 이뤄보자는 생각이 드는 곡이었다"고 전했다.

유승언은 "우리만의 색깔이 조금 더 짙어진 것 같다. 첫 번째 앨범 때는 긴장을 정말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촬영 때도 조금 더 자연스러워지고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었다. 멤버들도 많이 도와줬다. 원래는 셀카 3장이 필요하면 100장을 찍어야 했는데, 이제는 10장만 찍어도 할 수 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끝으로 목표를 묻자 유승언은 "모든 멤버가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올라운더로 성장하고 싶다. 음악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더욱더 빛날 수 있는, 두각을 드러내는 팀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이정현은 "지난 활동 때 음악방송 1위를 못해서 이번에는 꼭 1위를 해보고 싶다. 그리고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는 말이 있지 않냐"면서 "빌보드 차트 톱 100에 들고 싶다"고 당차게 외쳤다.

이븐의 두 번째 미니앨범 '언: 씬'은 이날 22일 오후 6시에 발매된다.

신보에는 타이틀곡 '어글리'를 비롯해 케이타·지윤서·이정현이 작사에 참여한 아프로비트 기반의 힙합 곡 '시럽', 속도감 있는 업비트 기반의 드럼과 에너제틱한 신스 테마가 특징인 'K.O.', 유승언·케이타가 작사에 이름을 올린 유니크한 사운드의 베이스 루프·레이백된 드럼 그루브가 조화로운 곡 '체이스(Chase)', 케이타가 작사·작곡에 모두 참여한 '페스타(Festa)'까지 총 5곡이 수록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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