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 찾아 헤맸는데 휴대폰값 내리나?…'단통법 폐지' 화색

입력 2024-01-22 18:43   수정 2024-01-22 18:44


"이제 휴대폰 좀 싸질까요? 원하는 모델 사려면 200만원이나 드는데 너무 부담스러워요."

30대 직장인 윤모 씨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소식에 "몇 년 전부터 자급제로만 휴대폰을 사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단통법이 폐지되면 이동통신사 간 경쟁을 촉발해 지원금이 더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휴대폰 더 싸질까요?"…혜택 기대감에 소비자 '화색'

단통법이 10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으면서 소비자들이 반기고 있다. 휴대폰 구매시 제공되는 지원금 공시 의무와 현행 15%로 제한된 추가지원금 상한이 없어지면서 소비자 혜택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다.

국무조정실은 22일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생활규제 개혁의 일환으로 단통법 전면 폐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단통법이 당초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나, 이통사들의 보조금 경쟁 효과가 사라지면서 소비자 후생이 후퇴했다는 비판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통신사, 유통점 간 자유로운 지원금 경쟁을 촉진하고 국민들이 저렴하게 휴대전화 단말을 구입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단통법 폐지 이전이라도 사업자 간 마케팅 경쟁 활성화를 통해 단말기 가격이 실질적으로 인하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소비자는 통신사를 통해 휴대폰을 구매할때 공시지원금(기기값 지원)과 선택약정 할인(요금 25% 할인)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여기서 공시지원금을 선택하면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을 받을 수 있는데 상한이 정해져 있다. 법적으로 지원금 규모가 제한되자 통신업계는 소비자 유인을 위한 불법보조금 살포 경쟁이 암암리에서 이뤄졌다.

보조금을 많이 주는 판매점을 찾아낸 소비자들은 비교적 저렴하게 휴대폰을 구매하는 반면, 일부 소비자는 제값을 주고 사면서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쏠림현상이 생기는 부작용도 생겨났다. 업계에선 "단통법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단통법이 폐지되면 자연스러운 시장 경쟁이 가능해지면서 최신 스마트폰 구입시 보조금 등 다양한 혜택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서울YMCA 시민중계실이 내놓은 '휴대폰 단말기 이용 관련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은 휴대폰 단말기 가격이 비싸다고 여기고 있다.
통신업계 '묵묵부답'…과도한 출혈 경쟁 가능성은 낮아

단통법이 폐지되더라도 보조금 지급 경쟁이 얼마나 확산할지는 미지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에서 어떠한 장치를 마련할지 아직 정확히 나온 게 없다 보니 일단 정부 입장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소비자를 위해 법안을 폐지하는 만큼 각 통신사도 그 기조를 따라가지 않겠냐"고 했다.

다만 과거 단통법 제정 이전 통신사들의 과도한 보조금 경쟁이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한 휴대폰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도하게 할인이 들어가는 수준의 보조금이 책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단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통법 폐지 이후엔 일시적 시장 혼란이 예상된다. 기존의 불법보조금이 합법이 되는 만큼 같은 휴대폰이라도 개인이 가진 정보력에 따라 '공짜폰'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이 생기는 반면 소위 말하는 '호갱(어수룩해 속이기 쉬운 손님)' 소비자가 생겨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지현 씨(27)는 "휴대폰 '성지'로 유명한 곳에서 갤럭시S2를 구매했다가 호갱이 됐던 기억이 있다. 또 다시 그럴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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