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식 볶음밥에 쓰이는 기다란 쌀, 국내서도 재배한다

입력 2024-01-23 15:42   수정 2024-01-24 10:31



카오팟(태국식 볶음밥), 인도 카레라이스, 베트남 쌀국수. 이들 음식의 공통점은 길쭉한 인디카(장립종) 쌀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인디카 쌀은 짧고 동그란 한국 쌀보다 찰기가 떨어지지만, 밥알이 서로 들러붙지 않아 볶음밥과 같은 요리에 요긴하게 쓰인다.

이르면 내년부터 한국에서 재배된 인디카 쌀이 소비자 식탁에 오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국내에 인디카 쌀 재배 단지를 조성하고, 식품 업계가 이를 활용해 햇반, 국수 같은 가공식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제3차 쌀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에 관한 기본계획'(2024∼2028)을 공개하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에 인디카 쌀 생산 단지를 조성하고, 2027년에는 식품·유통업계와 연계해 인디카 쌀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판촉해 수요 기반을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해남에서 한국 기후와 풍토에 적합한 인디카 쌀의 시험 재배가 진행 중"이라며 "재배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내년에도 인디카 쌀로 만든 가공식품이 시장에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인디카 쌀 재배 단지 조성에 나선 것은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늘어난 데다 이 품종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인디카 쌀은 찰기가 없다 보니 면과 같은 가공식품을 만들 때 자포니카(단립종)보다 낫다는 얘기가 많다"며 "인디카를 재배하면 공급 과잉인 자포니카 수급을 조절할 수 있고 가공용 원료로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8년까지 국내 쌀 가공산업 시장을 17조원 규모로 키우고, 이 분야 수출액을 4억달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각각 2022년의 두 배 규모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쌀 가공산업 시장 규모는 2018년 6조3000억원에서 2022년 8조4000억원으로 33.3%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8900만달러에서 1억8200만달러로 두 배로 급증했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쌀 가공산업 10대 유망품목'을 정해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 간편식과 건강식, K푸드 등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유망 품목은 간편 가공 밥·죽, 도시락·김밥, 떡볶이, 냉동 떡, 쌀 증류주, 쌀 음료, 쌀국수, 혼합 면, 쌀 빵, 쌀과자 등이다.

빵이나 면, 과자 등으로 가공하기 쉬운 가루 쌀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생산·유통 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식품·외식업계와 제품을 개발해 2027년까지 수입 밀가루 수요의 10%(20만t)를 가루 쌀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국내외 쌀 가공식품 시장을 확대해 가공용 쌀 소비량을 2022년 57만t에서 2028년 72만t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2028년까지 한국글루텐프리인증(KGFC)을 받은 기업을 100곳 육성하고, 해외 주요 글루텐프리 인증을 받은 쌀가공업체 수도 2028년 3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수출국별, 품목별로는 특화 전략을 수립해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쌀 가공식품 수출 대표업체를 200곳 육성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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