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성장률 1.4%…내수부진에 발목 잡혔다

입력 2024-01-25 18:06   수정 2024-01-26 02:01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진으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4%에 머물며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분기별 증가율도 여덟 분기 연속 0%대 이하를 이어가면서 저성장이 고착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도 투자도 부진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작년 4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0.6% 늘어났다. GDP는 지난해 1분기 0.3%를 기록한 후 세 분기 연속 0.6%를 기록했다. -0.3%로 역성장한 2022년 4분기를 포함해 지난 2년 내내 분기별 GDP 증가율이 1%에 미치지 못했다.

지출 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0.2% 늘었다. 재화 소비가 크게 감소한 가운데 거주자의 국외소비지출이 증가한 영향이었다. 소비가 해외에서 이뤄지면서 고용 등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됐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현물 수혜가 늘어 0.4% 증가했다. 투자는 건설을 중심으로 부진했다. 설비투자가 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3.0% 늘었지만 건설투자는 건물과 토목 건설이 모두 줄면서 4.2% 감소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등 부동산 경기가 둔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소비와 투자 등 내수는 4분기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 낮춘 것으로 집계됐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소비심리 위축, 착공 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민간 소비와 건설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고금리, 고물가 영향이 내수 부진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외 부문은 이와 반대 흐름을 나타냈다. 수출이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4분기 성장률을 0.8%포인트 끌어올렸다.
○코로나19 이후 최저 성장률
지난해 연간 GDP 증가율은 1.4%로 집계됐다. 한은과 정부가 당초 추정한 수준이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첫해인 2020년(-0.7%) 후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0.8%) 후 최저치다.

연간 증가율 부진 배경에도 내수 침체가 있었다. 지난해 민간소비는 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3년 1.7% 증가한 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소비는 1.3% 늘어났다. 건전재정 기조가 유지되면서 2000년 0.7% 증가 후 2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축소됐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 증가율은 1.6%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2.9%) 후 최저였다. 그나마 하반기부터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하면서 나타난 ‘경기 상저하고’ 흐름이 성장률 추가 하락을 막은 것으로 평가된다.

작년 성장률은 연구기관이 추정한 잠재성장률(2.0%)에도 미치지 못했다. 저성장 흐름이 고착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 국장은 “잠재성장률이 0%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많다”며 “이를 높이기 위해 정부를 포함한 경제 주체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1인당 명목 국내총소득(GNI)은 2022년 3만2886달러에서 작년 3만3000달러 선으로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환율 상승폭이 축소돼 1인당 GNI 감소세는 중단됐지만 2021년 3만5373달러까지는 회복하지 못했다.

내수 부진을 수출이 메우는 형태의 경제 흐름은 올해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신 국장은 올해 경기 전망과 관련해 “내수 부진이 주요 하방 요인으로, 수출 개선이 상방 요인으로 계속 작용할 것”이라며 “전체적으로는 연간 경제가 개선세를 유지하면서 2%대 초반 성장률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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