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금 빠지자 싸움판 된 원전 르네상스…"돈 없어" 갈등 폭발 [김리안의 에네르기파WAR]

입력 2024-01-25 09:06   수정 2024-01-25 09:22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리안의 에네르기파WAR]는 에너지 분야 소식을 국가안보적 측면과 기후위기 관점에서 다룹니다.



원자력발전의 르네상스 속에서 프랑스와 영국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 국영 에너지기업 EDF가 영국에서 짓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에 자금난이 불어닥치면서다.

프랑스 경제부 관계자는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영국 힝클리 포인트 원전의 추가 건설 비용에 영국 정부도 분담금을 내야 한다"며 "이는 국가 간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DF는 전날 "힝클리 원자로 2기를 짓는 데 드는 예산이 460억파운드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당초 계획된 180억파운드보다 2배 이상 폭증했다. 완공 시기도 원래 예정일보다 4년 밀려나 2029년으로 지연될 전망이다.

영국은 EDF가 대주주로 있는 힝클리에 추가 현금을 투입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 영국 원전 업계 관계자는 "10년 전 계약 체결 당시에는 차액거래(CfD) 조항으로 인해 '영국 정부가 프랑스 기업(EDF)에 너무 관대하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EDF가 원래대로 계약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단 원전이 가동되면 CfD를 통해 전력 가격이 일정 기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영국 정부가 보조금으로 차액을 보상해주기로 한 것으로 충분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힝클리 원전을 둘러싼 양측 갈등을 또 다른 원전 프로젝트로 확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DF가 영국에 건설 중인 또 다른 원전 사이즈웰을 압박 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그는 "영국 정부는 '힝클리 예산 초과 문제는 EDF가 혼자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EDF에 '사이즈웰에 자금을 투입해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을 것"이라 주장하며 "우리는 이 원전 프로젝트들의 문제를 한꺼번에 테이블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사이즈웰은 힝클리와 다른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건설 주체는 EDF지만, 최대주주가 영국 정부다. 영국 정부가 사이즈웰에 최근 8억파운드를 추가로 투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영국 정부의 사이즈웰 지원 규모는 25억파운드로 늘어났다. EDF는 사이즈웰에 추가 투자금을 집행할 의무가 없다. 양측 모두 힝클리 이슈와는 정반대 처지에 놓인 셈이다.

양측이 기싸움을 벌이는 배경에는 리시 수낙 영국 총리의 정치적 결정이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수낙 총리는 지난해 사이즈웰 프로젝트 투자자 명단에서 지분 20%를 가지고 있던 중국 광핵집단유한공사(CGN)를 퇴출시킨 뒤 새로운 민간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중국 자본을 뺀 것이다. 이후 CGN은 힝클리 지분 33.5%도 처분하며 영국 원전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중국 기업의 철수 결정은 현실적인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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