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 CEO는 26일 경기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했다. 이 공장은 최첨단 D램과 낸드플래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라인이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심장부다.
이날 올트먼 CEO는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 등 삼성전자 반도체 경영진을 만나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오픈AI의 AI 반도체 독자 개발에 대한 비전과 생산 전략 등에 관한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엔 서울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CEO)을 만났다. SK하이닉스가 강점을 갖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용 첨단 메모리 반도체가 회의 테이블에 올랐다. 출국 직전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최고위 경영진과 만찬 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올트먼 CEO가 한국 반도체 기업 경영진을 집중적으로 만난 건 협업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는 방한 전에 TSMC와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반도체 독자 개발·생산을 추진 중인 오픈AI가 한국과 대만을 오가며 ‘협상의 지렛대’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오픈AI가 AI 반도체 ‘개발’까지는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는 칩 양산이다. 최첨단 칩을 생산하는 시설 한 기를 짓기 위해선 40조~50조원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칩 양산은 주문을 받아 칩을 생산해주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에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최첨단 칩을 양산할 수 있는 곳은 대만 TSMC,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인텔 정도다. 이 중 TSMC는 애플, 엔비디아의 첨단 칩 생산 주문을 소화하기에도 빠듯한 상황이다.
AI 서비스에 꼭 필요한 HBM과 관련해서도 한국 기업과의 협업은 필수다. HBM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AI가속기에 들어가 대용량 데이터의 원활한 처리를 돕는다. HBM이 없으면 AI가속기 생산이 불가능하다.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황정수/김채연/박의명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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