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 육성·첨단산업 유치…포항, 인구 50만 붕괴 막았다

입력 2024-01-30 16:19   수정 2024-01-30 16:20


인구가 1700여명인 호미곶면에서 지난해 10월 뜻밖의 아기울음소리에 마을 전체가 잔치분위기로 들썩였다. 복지센터 관계자는 “주민 49%이상이 65세이상이다보니 아기 울음소리를 듣는게 정말 힘들다”며 “무려 18개월여만에 다시 아기울음소리를 들었던게 기억에 생생하다”고 말했다.

포항 철강산업이 호황기를 누렸던 2015년 11월만해도 포항시 인구는 외국인 포함 총 52만5278명을 기록했다. 이때 포항인구가 최고 정점을 찍었다. 이후 5년여 지난 2020년 7월에는 51만220명으로 줄었고, 2022년 6월에는 외국인을 뺀 포항시 주민등록인구가 49만9854명을 기록하며, 인구 50만명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8월에는 외국인을 포함한 포항시 전체 인구도 49만명선으로 줄었다. 지난 1995년 영일군과 통합해 51만867명으로 출범한 포항시가 28년만에 인구 50만명 선이 완전히 붕괴됐다.

포항시는 해마다 50억원이상의 예산을 인구늘리기에 쏟아부었지만, 쓰나미처럼 번지는 인구소멸사태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배터리 소재산업으로 승부수 건 포항시장
이강덕 포항시장은 철강산업 불황으로 인한 인구소멸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2017년부터 배터리(2차전지) 소재산업 육성에 승부수를 걸었다.

이로부터 6년이 지난 포항은 대한민국 최고의 배터리 소재도시로 변신했다. 포항시는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2차전지 특구단지로 지정되는 쾌거도 이뤘다. 지난 한 해 동안 7조원 넘는 기업투자유치 성과도 거뒀다. 전체 투자 유치액의 76%는 2차전지 분야로 5조6000억원에 이른다. 3000여 명 이상의 신규 고용도 창출했다.
○인구 50만 회복 청신호

급격히 감소세를 보이던 포항인구는 지난해 10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12월에는 50만명선을 다시 회복했다.

권혁원 포항시 일자리경제국장은 “50만 인구 회복은 흥해읍 영일만산업단지와 블루산업단지에 2차전지 등 첨단 기업들의 입주로 인한 인구 유입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며 “향후 첨단 산업 활성화를 통해 포항 인구 늘리기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제 2차전지 소재산업은 포항 철강산업에 이어 제2의 수출 전략산업으로 성장했다”고 자신했다. 포항시의 지난해 11월까지 2차전지 관련 수출액은 41억달러로 시 전체 수출액의 27%를 차지했다.
○2차전지·바이오·디지털 등 3대 보국 실현
포항시는 올해 2차전지와 수소연료전지, 바이오헬스, 디지털 등 3대 신산업을 기반으로 초격차 미래 경쟁력 확보에 본격 나선다.

이 시장은 “3대 신산업을 인공지능(AI)·로봇·차세대 반도체 등 이미 포항이 쌓아 올린 4차 산업혁명 신기술과 융합해 첨단산업 창업 생태계를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활짝 꽃 피우겠다”며 “이렇게 하면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항시는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계기로 2030년까지 양극재 100만t 생산, 매출 100조원, 고용 1만5000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생산, 기술, 인재 등 3박자를 모두 갖춘 ‘2차전지 메가클러스터’ 건설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수소산업도 연료전지 클러스터에 관련 기업을 적극 유치하고 충전소를 비롯한 수소 인프라를 확충해 특화단지로 지정받을 계획이다.

올해 착공 예정인 국제전시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산업을 육성하고,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을 동해안을 대표하는 해양 휴양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4대 도심의 하천 복원, 도심의 단절된 숲길 연결, 민간 공원 조성 등 환경사업도 계속 추진한다. 항사댐 건설, 차수벽 설치, 하천 개선·복구 등 재난에 대비한 안전 인프라도 보강할 방침이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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