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과기 출연硏 '公기관 족쇄' 벗었다

입력 2024-01-31 18:46   수정 2024-02-01 02:29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를 비롯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 연구기관 22곳이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공공기관에서 17년 만에 제외됐다. 우수 인재 유치 등을 위해 예산·인력 운영의 자율성을 부여해 혁신적인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공공기관 제외로 혁신연구 가능
기획재정부는 31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도 공공기관 지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지정된 공공기관은 327곳으로 전년 대비 20곳 줄었다. NST와 NST 산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21곳이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됐다. 최 부총리는 “과학기술 선점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혁신적·도전적 연구가 가능하도록 관리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 과기출연연은 2007년 제정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따라 공공기관으로 지정·관리돼 왔다. 이에 따라 과기출연연은 인건비와 정원·채용 기준 등을 다른 공공기관과 동일하게 적용했다. 과학기술계는 이런 규제가 연구자의 자율성과 창의성 발현을 제한한다고 비판해왔다. 앞서 KA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은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제외됐지만 과기출연연은 여전히 공공기관에 포함됐다.

이번 조치로 과기출연연은 세계적인 석학과 같은 인재를 특별채용하거나 인건비 인상률을 조정할 수 있다. 과학기술계는 “오랜 숙원이 풀렸다”며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과학기술출연기관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10년에 걸친 연구 현장의 숙원이 해소됐다”며 “앞으로 자율과 책임을 기반으로 출연연이 발전할 수 있도록 연구현장도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출연연 연구자 단체인 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는 “출연연 발전을 위한 규제 혁신의 시발점이며, 건강하고 혁신적인 연구환경 생태계를 조성하고 연구자의 자율성을 크게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출연연 통폐합 계획은 없어
일각에선 올해 연구개발(R&D) 예산 감축으로 불만이 터져나오는 과학기술계를 달래기 위해 공공기관 제외 조치가 나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연구기관의 경쟁력을 높이고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과기출연연의 공공기관 해제로 윤석열 정부의 R&D 구조개혁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월 중 출연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과기출연연 통폐합은 종합대책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인 케이워터운영관리와 통합한 수자원환경산업진흥도 이날 공공기관에서 제외됐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최근 마약 오남용에 대한 정부 대응 필요성이 높아진 점을 반영해 공공기관으로 신규 지정됐다. 한국치산기술협회, 한국통계정보원도 공공기관으로 처음 지정됐다. 금융감독원은 해외사무소 폐지 등 의무 사항이 이행 중인 점 등이 고려돼 공공기관 지정이 유보됐다.

강경민/강경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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