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2년 출시한 ‘에잇세컨즈’의 부진으로 2015년과 2016년 잇따라 영업적자를 냈다. 매출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1조7000억원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2022년 엔데믹과 맞물리며 그간의 부진을 딛고 처음으로 연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대기업 계열 패션업체 중 처음으로 ‘매출 2조원 클럽’에 들었다.
패션 사업 부활은 5년여에 걸친 사업 재편과 운영 효율화의 결과다. 가장 먼저 ‘엠비오’와 ‘라베노마’ 브랜드를 정리했다. 2018년엔 중국을 겨냥해 야심 차게 선보였던 에잇세컨즈의 현지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지난해 11월엔 삼성그룹의 모태사업(제일모직)인 직물사업마저 66년 만에 정리했다. 인건비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해 2018년부터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에잇세컨즈는 작년 3000억원에 가까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해 효자 사업으로 거듭났다. 패스트패션(SPA)이지만 고급화해 고물가 속 가성비를 찾는 젊은 층을 겨냥한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고비용 구조의 오프라인 매장 의존도를 줄이고 효율성이 높은 온라인 사업을 강화한 것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온라인 전문몰 SSF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까지 높아졌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