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홍 "'마스크걸' 주오남·'LTNS' 사무엘, 모두 저와 완전히 달라" [인터뷰+]

입력 2024-02-02 07:00   수정 2024-02-02 18:25



*인터뷰 내용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은퇴하냐'는 칭찬, 너무 감사합니다."


배우 안재홍이 또다시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린 후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안재홍은 1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LTNS' 인터뷰에서 "치열하게 찍은 작품이 뜨거운 반응이 올 때 만든 사람으로서, 배우로서 행복하고 신나는 일인 거 같다"며 "이런 말들이 부담으로도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웃었다.

'LTNS'는 짠한 현실에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 우진과 사무엘이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으며 일어나는 예측불허 고자극 불륜 추적 활극. 이솜(우진 역)과 안재홍(사무엘 역)의 재회를 비롯해 파격적인 소재로 화제를 모았다. 안재홍, 이솜이 영화 '소공녀',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 이후 세 번째 만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이목을 끌었다.

안재홍이 연기한 사무엘은 겉은 부드럽지만 속은 차가운 남편이다. 겉은 까칠하지만 속은 따뜻한 아내 우진(이솜 분)과 함께 불륜을 쫓는 사냥꾼으로 비즈니스 관계를 이어가지만, 부부 생활은 삭막한 인물이다.

특히 마지막에는 사무엘이 육체적인 관계는 없었지만, 정서적으로 외도하는 모습이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을 경악게 했다. 마지막까지 공개된 후, 안재홍은 "빨리 공개되길 바랐다"며 "어떤 반응들이 나올지 궁금하다"면서 기대하는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전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스크걸'에 이어 'LTNS'에서도 파격적인 지질함으로 충격을 준 것에 대해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안재홍이 은퇴한다", "이민을 하려고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후일을 생각하지 않고 연기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지만, 안재홍은 이 모든 것들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다음은 안재홍과 일문일답.

▲ 작품을 어떻게 봤나.

이제 막 마지막 회가 공개가 된 거 같다. 반응이 너무 궁금하다. 4회 마지막에 전화를 받으면서 끝나고, 통화 상대인 민수가 누구인지 갑자기 등장하는 게 있어서 궁금증을 자아냈다. 마음이 무겁다.(웃음) '이 부부가 끝까지 가는구나'하는 장면들이 나오기 때문에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고. 제 주변에도 마지막인 6회까지 공개되면 한꺼번에 보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어떤 반응이 나올지 기대가 되고 궁금하다. 기다렸던 날이다.

▲ 결말에는 만족할까.

개인적으로는 '만족'이라는 마음보다는 '충실'하려고 했다. 결말은 파국이다. 정말 한 부부가 끝까지 가는 모습을 보게 되는 거 같다. 화룡점정이 다 담겨있다. 혈압을 주의하시길 바라고, 재밌게 뜨거운 매운맛을 즐겨주시길 바란다.

▲ '충격'이라는 게 사무엘의 불륜이 등장한 것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무엘의 행동은 분명히 외도다. 정신적인 것도 외도다. 어떤 작품들은 초반에 '이런 인물입니다'라고 소개하는가 하면, 점점 '어떤사람인가' 궁금하게 만들면서 전개되는 작품이 있다. 우리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사무엘이라는 인물은 제가 연기했던 인물 중 이렇게 입체적인, 폭넓은 인물은 처음인 거 같다. 순둥한 남편 사무엘은 초반엔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던 인물이었고, 정서적인 외도를 하고 있었고, 결핍을 아내가 아닌 누군가와 나누고 있었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은 게 더 큰 인물이라는 생각을 했다.

▲ 육체적인 불륜, 정신적 불륜, 누가 더 잘못했을까.

촬영장에서도 계속 논의되던 주제였다. 격렬히 둘이 대립하고, 결말을 맞게 되는데 그게 양립할 수 있을까 싶더라. 우열을 가릴 수 있을까 싶다. 사무엘과 우진이 한 덩어리 같다. 의도적으로 떼 입장을 봤을 때, 다양한 해석과 마음이 들 거 같더라.

▲ 극 중 가장 기가 막힌 불륜을 꼽는다면.

이학주 배우의 '사랑은 2개까지야. 3개부터는 사랑이 아니야. 명심해'라는 대사가. 그게 우리 드라마의 문을 연 순간 같다. 그걸로 공분하고, 저희 작품에 진입하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이 드라마가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광기가 있는 드라마구나' 하면서 받아들인 거 같다. 우리 드라마에 좋은 대사가 많다. 광기가 흐르는 대본이었다. (임대형, 전고운) 감독님들이 처음 제안하실 때 '어른들이 보는 잡지 같은 느낌이길 바랐다'고 하셨고, 저도 그런 드라마가 되길 바랐다. 그런 색다르고 매운 재미가 있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

▲ 이솜과는 3번째 연기였다.

새롭고 신선했다. '소공녀'에서는 하나의 감정이었다. 'LTNS'는 한 커플의 설렘부터 경멸까지 다양한 감정을 연기하면서 이번에야말로 '진짜 알아간다'는 느낌이 들어서 새로웠다. 두 작품을 함께해서 친한 감정이 있는데 그 부분을 경계했다.

▲ 농도 짙은 스킨십 장면도 있었다.

액션영화 찍는 기분이었다. 액션도 합이 중요하지 않나. 그래서 카메라와 호흡도 중요했고, 액션영화를 찍는 것 같은 체력과 정신력도 요구됐다. 그렇게 합을 맞추고 연기한 덕분인지 테이크도 많이 가지 않았다. 거의 3번 만에 끝났다. 모든 스킨십 장면이 그랬다. 크게 어렵지 않았다.

▲ '안재홍이 은퇴하는 거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학습된 거 같다. '마스크걸' 주오남을 연기하고 은퇴설이 나올 땐 '나는 저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라고 생각했는데, (웃음) 지나고 나니 '다 내려놓고 연기했구나'라는, 굉장한 칭찬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뭔가 모든 걸 이 인물에게 생각하고, 구현한 게 이렇게 뜨겁게 다가올 때 연기자로서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라는 걸 느끼게 됐다. 이번에도 솔솔 그런 말들이 들릴 때 감사하고, 치열하게 찍은 작품이 뜨거운 반응이 올 때 만든 사람으로서, 배우로서 행복하고 신난다. 부담으로도 느껴지지 않는다.

▲ 이솜 역시 함께 '은퇴작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사실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인 거 같다.(웃음) 농담이다. 진심을 말씀드리면, (이솜이) 그 역할을 잘 소화해주셔서 그런거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호흡을 맞출 땐 정말 열심히 열정적으로 한다고 했는데, 작품이 완성된 걸 봤을 때 '얼굴을 막 쓰는구나' 싶긴 했다.(웃음)

▲ 이솜과 4번째 작품은 어떤가.

다음에 한 10년쯤 뒤에, 부모로 만나자고 재미 삼아 얘기했다. 그때도 'LTNS' 감독님이 해주셨으면 좋겠더라.

▲ '소공녀' 팬들이 많이 기다렸지만, 많이 놀란 분위기더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는데, 많이 놀라셨다. '소공녀' 팬들이 많이 오셨는데, 놀라신 게 GV 내내 느껴졌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소공녀'의 정서를 생각했다가 'LTNS'를 보시면 그럴 수 있다.

▲ 주변 반응도 궁금하다.

오늘 이제 5, 6회가 공개돼 이제부터 진짜 반응이 나올 거 같다. 주변에서 '너무 재밌다'고 하고, '찰떡같이 했다'는 말을 해주신 분들이 있어서 좋더라.

▲ 작품 선택이 항상 파격적이다.

배우로서 새로움을 추구하고, 재미가 느껴지는 대본을 찾는 거 같다. 새로움이 주는 재미에 끌린다고 할까.

▲ 'LTNS'를 한 후, 결혼에 대한 생각, 가치관에 변화는 없었나.

여전히 미지의 세계 같다. 감정이 많이 다르긴 하더라. 연인 역할로 감정을 표현할 때와 부부로서 감정을 표현할 때가 다르더라. 무게감이 다르다는 것도 느꼈고. 6회 마지막에 재회하는 장면에서 우진에게 찾아가서 '만나는 사람 없냐'고 하는 게, 이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할 수 있나 싶은데 기혼자분들은 '그렇게 싸우고 못 할 말이 뭐가 있냐'라고 하시더라. 저는 결혼한다면 1회 정도에 나오는 사무엘 같은 남편이 되고 싶다.

▲ 사무엘의 풀네임은 '임박사무엘'이고, 또 누나가 셋이라는 설정이다. 이런 전사에 대해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사무엘이 어머니의 성을 넣어 '임박사무엘'이라고 개명했다는 설정인데, 그걸 작품 안에 굳이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 지점들이 작품 속에서 인물에 대해 인지하게 되는, 궁금증을 던지는 서사 과정인 거 같다. 사무엘은 서울대를 나왔지만 택시 기사를 하고 있고, 그것에 대한 열등감이 있고, 스타트업을 실패한 경험이 있어 자괴감도 있다. 그런 설정들이 다 자연스럽게 녹여져 있다. 그래서 연기를 할 때도 보이는 부분보다 보이지 않는 것도 잘 담고 있어야겠다 싶었다.

▲ '멜로가 체질'에서 훈남을 연기했는데 이후엔 모두 훈남과 거리가 멀다.

의도된 건 없는데, 운명 같다.(웃음)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데, 제가 '이 캐릭터를 꼭 언젠가 만나야지' 한다고 생각해서 이뤄지는 경우는 없다. 언제 어떻게 캐릭터를 만나게 될지는 운명과 같다. 주오남과 같이 다크하고 음침한 인물을 제안받았을 때도 고민의 시간이 길지 않았다. 정말 새로웠고, 전혀 듣도보도 못한 캐릭터를 표현해보고 싶었다는 순수한 마음이었고, 'LTNS'도 운명처럼 만난 거 같다. 작품마다 그 작품 속에 맞는 언어를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무엘이 가진 화법은 무엇인지 고민했고, 흥미롭게 그리는 데에만 집중했다. 이 인물이 이야기 자체일 거 같더라. 의도적으로 훈남을 피하는 건 아니다.

▲ 생각보다 격한 장면도 많았다. 바다 수영도 하고, 권투로 얻어터지는 장면도 있었다.

처음에는 우진이 바다를 건너는 거였다. 그런데 이솜 배우가 수영을 못 한다고 해서, 그래서 제가 한다고 했다. 저는 수영을 잘한다. 그런데 수영과 관계가 없는 장면이었다. 무엇보다 물이 차갑더라. 그 표정은 연기가 아니었다. 다시 갔다가 돌아오는 그게, 냉동 참치 같은 느낌이었다.

▲ 실제 본인의 성격과 캐릭터의 차이에 대해 해명해 달라.

아주 다르다.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다. 연기할 때는 캐릭터성을 만들면서, 어딘가에 있는, 실존하는 인물처럼 그려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특히나 'LTNS'는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안 들수록 몰입도가 커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굉장히 다양한 얼굴을 보여줘야 했고, 인물을 폭넓게 가져가야 했다. 또 대사가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수위가 높았다. 그렇다고 이걸 줄이면 재미가 반감될 거 같더라.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부부가 실제로 하듯 연기해야겠다 싶었다.

▲ 이 작품의 궁극적인 메시지는 뭘까.

하나의 메시지로 정리하긴 쉽지 않을 거 같다. 이 작품을 보는 분들이 우리의 얘기, 내 얘기처럼 가까이 느끼신다면 배우로서 뿌듯할 거 같다. 멀리 있는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 내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라고 느껴졌으면 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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