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의 반격이 시작됐다.
주호민은 2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아들의 특수교육 교사였던 A씨에 대한 유죄판결이 나온 후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주호민은 A씨에 대한 선처를 철회한 배경을 직접 밝혔다.
진행자인 김현정이 "여론이 안 좋아졌을 때 A씨를 선처하고 싶다고 선처 탄원서를 제출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돌연 입장을 바꿔서 유죄 탄원서를 제출했다 해서 비판도 매우 컸다"며 주호민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주호민은 "선처를 결심하고 만남을 요청드렸는데, (A씨가) 만나는 건 좀 부담스럽다면서 변호사님을 통해서 서신을 보내왔다"며 "그런데 그 내용이 좀 납득하기가 어려운 요구들이었다"며 해당 문서를 공개했다.
A씨 측의 법률대리인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문서에는 "선처 탄원서가 아니라 고소취소장을 제출하라", "형사 피소에 따른 A씨의 정신적인 고통 및 소송 비용에 대한 금전적 배상",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한 정정 및 사과 내용 게시" 등의 문구가 담겨 있었다.
주호민은 "(A씨에게) 사과받은 적도 없고, 아무런 연락이 없었는데 (A씨로부터) '사과받았다'라고 쓰고, '학대의 고의성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쓰라는 요구가 왔다"며 "결국 형량을 줄이기 위한 단어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거는 아니다' 싶어 선처 의지를 접고, 끝까지 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문서는 전날 주호민의 개인 방송에서도 공개됐다. 주호민은 "저희가 학대 신고를 한 이유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었다"며 "선택지가 없다는 현실을 감안해도 빠르게 법적 조치로 넘어간 것에 대해 상대 교사분이 공포감을 느끼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선처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고소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A씨와) 직접 만나 오해를 풀고, 사과도 받고 싶었으나 교사 측에서 만남을 거부했다고 했다"며 "이후 A씨 측으로부터 요구사항들이 적힌 서신을 받았다"면서 주호민이 공개적으로 게시할 내용이 담긴 안내문을 공개했다.
주호민은 방송에서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교사의) '아침부터 쥐새끼 두 마리가 와서'라는 말이 있었다"며 "그때 학생이 두 명 있었다. 그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를 가장 화나게 한 부분"이라며 "사과를 한 적이 없는데 사과받았다고 쓰라는 거다. 이 내용을 그대로 자필로 써서 옮기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주호민의 '쥐새끼' 발언은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 인정받지 못했다. 앞서 녹음파일을 들은 검찰은 해당 발언이 들린다며 공소장 변경을 위해 세 곳에 감정의뢰를 맡겼지만, 이 중 한 곳에서만 '쥐새끼' 발언이 맞다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공소장 변경은 이뤄지지 않았고, 기존에 알려진 '싫어', '밉상이네', '머릿속에 뭐가 들었어' 등의 발언만 유죄로 인정됐다.
한편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특수교사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A씨 측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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