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임차인 퇴거 후 철거 앞둔 건물에 종부세 부과는 위법"

입력 2024-02-13 08:57   수정 2024-02-13 08:58

철거를 위해 임차인이 퇴거한 주택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한 과세당국 처분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A사가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부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원고에 부과한 2021년도 귀속 종부세 6억2710만원, 농어촌특별세 1억2542만원의 부과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시했다. 소송 비용도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다.

주택개발사업을 하는 A사는 2020년 12월 다른 회사로부터 서울 용산구 소재 연립주택 5가구를 취득하고 용산구에 건물 해체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용산구는 이듬해 8월 말 건축물 해체 허가를 내줬다.

영등포세무서는 2021년 귀속 종부세 과세기준일인 2021년 6월 1일 기준으로 A사가 이 사건 철거 예정 주택을 포함한 3주택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해 11월 종부세 및 농특별세를 부과했다.

A사는 과세 당국 결정에 불복해 국제심사위원회에 이의신청을 냈지만 기각됐고, 조세심판원에 낸 심판청구도 기각됐다. 이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사 측은 재판 과정에서 "과세기준일 당시 이미 임차인이 모두 퇴거하고 철거만을 앞두고 있었다"며 "용산구청장의 처리 지연으로 철거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A사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철거할 예정으로 취득한 주택의 경우 부의 편중 현상을 완화함으로써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고 투기적 목적의 주택 소유를 억제한다는 종합부동산세의 입법 목적과는 그다지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을 양도받은 직후 곧바로 건축물 해체 허가 신청을 했다"며 "그 과정에서 이 사건 건물이 사용되거나 사용될 가능성이 있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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