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715명 사직서 제출…韓 "증원없이 의료개혁 못해"

입력 2024-02-18 18:31   수정 2024-02-19 01:11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가 700명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직서가 수리된 사례는 없지만 정부는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해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기로 했다. 국무총리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전공의들에게 단체행동 자제도 요청했다. 병원을 떠나는 전공의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이 사직 시점으로 제시한 19일이 향후 정부와 의료계 사이 갈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집단행동 자제 나선 정부
한덕수 국무총리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관련 대국민 담화’를 내고 “의료 공백이 벌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 공백은 국민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삼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 개혁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절대적인 의사 수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의료 개혁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의대 정원 확대는 더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그간 의료계가 요구해온 내용을 반영한 ‘4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전공의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해 의료 현장의 번아웃을 방지하고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을 투입해 필수의료 수가를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 총리의 담화문 발표는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빅5’ 병원 전공의들이 사직서 제출 시한으로 제시한 19일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은 지난 16일 정부의 의대 증원 확대 추진에 반발해 전원 사직서 제출을 결의했다. 이들은 19일까지 사직서를 내고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도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16일 비상대책위원회 임시총회를 열고 20일부터 학칙을 준수해 동맹(집단)휴학 등을 시작하기로 했다. 원광대 의대생 160여 명은 이날 처음으로 집단 휴학계를 제출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17일 첫 비대위 회의를 열고 총파업 등 단체행동을 전 회원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19일부터 의료 차질 빚을 듯
전공의들의 예고된 집단행동 시한은 20일부터지만 당장 19일부터 의료 현장에서 혼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16일 오후 6시 기준 전국 23개 병원 전공의 715명이 사직서를 냈다. 19일 사직서 제출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들은 19일 오전 7시부터 근무 중단에 들어갈 예정이다. 세브란스병원은 “19일 오전 6시부터 전공의 부재 상황이 예상돼 수술실 운영에 대한 불가피한 조정이 필요하다”며 수술실 운영을 축소하기로 했다. 다른 국내 대형 대학병원들도 대체 인력 배치 방안을 강구 중이다.

정부는 비상진료대책을 가동하고 나섰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파업이 현실화하더라도) 상급병원은 입원·중증진료를 중심으로 진료 기능을 유지하고 전국 400곳의 응급 의료기관은 24시간 비상진료체계를 철저히 운영할 것”이라며 “파업 시 병원 운영이 가능하도록 재정 지원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의 35개 지방의료원과 6개 적십자병원을 비롯해 보건소 등 공공병원의 진료 시간을 연장하고 비대면 진료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전공의들이 근무하는 주요 수련병원에 전공의 근무 상황을 매일 보고하라는 명령을 추가적으로 내렸다. 업무개시 명령 후 복귀했다가 다시 근무하지 않는 행태를 막기 위한 것이다.

황정환/오현아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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