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는 게 값"…10배 뛴 車운반선 용선료

입력 2024-02-21 17:19   수정 2024-02-29 16:09



“차를 만들어도 실어 나를 배가 없다.”

자동차를 수출할 때 반드시 필요한 자동차운반선(PCTC) 용선료가 치솟고 있다. PCTC가 부족하고 중국이 자동차 수출을 급격히 늘린 게 주 요인이다. 한국 해운사들은 이를 기회로 사업을 늘릴 채비다. HMM은 22년 만에 PCTC시장에 참전했다. 현대글로비스는 PCTC를 추가 도입하고 2027년 ‘110척 선대’로 확대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21일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들어 6500CEU(1CEU=차량 1대를 운반할 수 있는 공간)급 PCTC 하루 용선료는 11만5000달러(약 1억5364만원)로 지난해(평균 7만2167달러)보다 60% 급등했다. 3년 전인 2021년(1만2625달러)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뛴 요금이다.

용선료 급등의 가장 큰 이유는 배가 부족해서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지난해부터 시행한 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지수(CII)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배 49척이 2019년부터 차례로 폐선됐다.

내년엔 선령 30년 안팎의 PCTC 대거 폐선 시기가 도래한다. 해운업계는 2027년까지 총 116척의 선박이 고철로 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PCTC 760척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자동차를 대거 수출하며 수요를 끌어당기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491만 대의 자동차를 수출하며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세계 1위 PCTC 선사인 왈레니우스윌헴슨(WW)은 “작년 4분기 중국에서 유럽으로 오는 전기차만 1년 전보다 17.7% 많아졌다”고 전했다. 중국은 올 들어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자 재고 전기차를 수출로 돌리고 있다.

글로벌 해운업계는 이렇게 급등한 PCTC 용선료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규모 폐선이 이어지자 세계 주요 PCTC 선사들은 지난해에만 188척을 발주했는데 이 중 132척을 중국 조선사들이 수주한 게 배경이다. 중국 조선사들의 기술 부족 등을 이유로 납기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센 WW 대표는 최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예정됐던 선박 인도가 대부분 내년 이후로 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국내 선사들은 발 빠르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HMM은 지난해에만 7척의 PCTC를 주문하고 22년 만에 PCTC선 사업을 재개했다. 2002년 자동차 운송사업부를 유코카캐리어스에 1조5000억원에 판 회사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올해 6척의 PCTC선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작년 말 기준 83척의 PCTC를 운용하는 현대글로비스는 2027년까지 PCTC를 110척으로 늘릴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조만간 유럽, 미국 자동차 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유럽~북미, 유럽~중동 항로 등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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