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게 냄새가 안 나요”… 테슬라 서비스센터 가보니 [백수전의 '테슬람이 간다']

입력 2024-02-24 07:00   수정 2024-02-25 11:31



“아내의 모델Y를 정비할 일이 생겨서 제가 대신 테슬라 서비스센터에 맡겼습니다. 전기차라서 그런가요? 신기하게 정비소 특유의 오일류 냄새가 전혀 안 나네요.”

지난달 문 연 테슬라 인천 서비스센터를 방문한 고객이 남긴 후기입니다. 새해 들어 테슬라코리아는 일산, 인천, 세종 서비스센터를 잇달아 개장했습니다. 이어 화성 동탄 센터를 조만간 열 예정입니다. 국내 서비스센터 4곳이 올해 한꺼번에 열리는 셈입니다. 테슬라 차주 커뮤니티엔 벌써 새로 개장한 센터를 방문했다는 인증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어느새 전국 13곳 서비스센터
테슬라는 2017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올해로 7년째입니다. 테슬라에 따르면 국내 테슬라 차량은 약 6만대가 운행 중입니다. 2020년 이후 꾸준히 연간 1만대 이상을 팔며 지난해 수입차 시장 5위를 달성했습니다. 단기간 급속 성장한 만큼 진통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차량을 구입한 뒤 애프터서비스(AS)가 부실하다는 고객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늘어난 차량에 대응할 서비스센터가 부족했기 때문이지요.



‘부실 AS’가 꼬리표처럼 붙어있던 테슬라가 어느새 서비스센터를 전국 13곳(화성 예정지 포함)으로 늘렸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사인 한성자동차가 전국 22개의 AS센터를 보유한 것에 비하면 많다고 볼 순 없지만, 테슬라의 AS센터는 모두 직영인 게 특징입니다. 아직은 수도권 중심이고 강원권에 센터가 없지만, 테슬라가 국내 시장에 뿌리내리려는 의도는 의심할 바 없겠지요.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중국, 호주에 이은 테슬라 판매 3위 국가입니다)

이번 주 <테슬람이 간다>는 국내 언론 최초로 테슬라 서비스센터를 찾았습니다. 송도신도시에서 차로 15분 거리인 남동국가산업단지 인근의 인천 서비스센터입니다. 일반 고객들이 들어가 보지 못한 전기차 수리 현장을 구석구석 살폈습니다. 참고로 인천은 테슬라에 중요한 시장입니다. 인구가 300만명에 육박하는 데다,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 잔여 대수가 항상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전기차를 팔 여력이 큰 지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흰색, 회색, 그리고 빨간색
인천 서비스센터는 흰색의 4층 건물입니다. 정문을 열고 들어서면 4개의 데스크가 보입니다. 테슬라 테크니션들이 고객을 응대하고 각종 차량 정비를 상담하는 장소입니다. 로비 한쪽에 전시된 파란색 모델S가 눈길을 끕니다. 고객이 실제 차 문을 열고 타볼 수도 있습니다. 인천은 전국 테슬라 서비스센터 중 유일하게 차량을 전시한 센터입니다. 이곳에서 테슬라 차량 시승도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모델Y RWD(후륜구동)만 예약할 수 있습니다.

1층 안쪽엔 넓은 고객 대기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12개의 소파와 2개의 안마의자가 비치돼 있습니다. 다른 프리미엄차 브랜드의 서비스센터처럼 과자나 음료를 제공하지는 않는 게 아쉽습니다. 한쪽 벽면엔 의류와 자동차 다이캐스트 등 테슬라 굿즈를 전시했습니다. 센터에서 직접 팔지 않고 QR코드를 통해 온라인 판매만 합니다.




차량 수리를 하는 2층에 올라갑니다. 여기부터는 일반 고객이 들어갈 수 없습니다. 문을 열자 깨끗한 하얀 벽과 회색 천장에 테슬라의 상징색인 빨간 리프트가 눈길을 끕니다. 인천센터엔 총 8대의 리프트와 17개의 워크베이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시감은 뭘까요. 매주 수십~수백 장의 테슬라 관련 사진을 체크하는 ‘테슬람 기자’에겐 낯익은 풍경입니다. 테슬라가 글로벌 사옥 및 공장 내부 인테리어 색상을 철저하게 흰색, 회색, 빨간색, 검은색만 쓰기 때문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프리몬트 공장부터 작년 2월 테슬라가 언론에 공개한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엔지니어링&인공지능(AI) 본사 내부 사진도 국내 서비스센터와 흡사했습니다.

서비스센터 내부 디자인을 본사에서 직접 총괄했는지 궁금했습니다. 동행한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에서 컨셉트만 줬을 뿐, 이와 관련 직접 방문해서 지시를 내리진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사무공간이 작업공간 옆에 있는 까닭
실내인데도 차량 정비소 특유의 기름 냄새가 전혀 나질 않았습니다. 바닥에도 기름얼룩 자국 하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새 건물이기 때문이어서가 아닙니다. 전기차 정비소이니까요.

테슬라에 따르면 테슬라 차량이 정기적으로 교환해야 할 부품은 에어컨 필터, 헤파 필터 등에 불과합니다. 브레이크액은 4년마다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시 교체합니다. 전기차는 회생제동(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저절로 감속)을 하기 때문에 브레이크 패드 소모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매년 엔진오일 등을 갈아줘야 하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할 때 소모품 관리가 훨씬 단출합니다.

워크베이 바로 옆엔 테크니션의 책상이 모여있습니다. 칸막이 구분 없이 작업대 차량과 한 공간에 있는 게 눈길을 끕니다. 보통 국내 공장이나 작업장은 사무공간과 작업공간이 분리된 경우가 많지요. 현장의 직원들은 그 이유를 잘 모를 수 있지만,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지론과 연관이 있습니다.



머스크는 차량을 개발하는 엔지니어 및 간부들이 생산 현장에 가깝거나 함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창업 초기부터 확고했습니다. 그래야 현장 직원이 피드백을 즉각 얻어 문제점을 빠르게 개선하고 혁신을 꾀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머스크가 2만5000달러(약 3300만원) 이하 차세대 차량을 멕시코가 아닌 텍사스 공장에서 초기 생산하기로 결정한 것도 자신과 수석 엔지니어들의 사무실을 조립라인 옆에 두기 위해서였습니다. (월터 아이작슨「일론 머스크」)

과거 머스크의 프리몬트 공장 책상은 다른 직원들처럼 차량 제조 컨베이어벨트 바로 옆이었습니다. 2018년 모델3 ‘생산 지옥’ 시기엔 책상 밑에 누워 공장 바닥에서 잠을 청하곤 했습니다. 현장 직원들은 노숙을 마다하지 않는 보스를 두려워하면서도, 내심 존경했습니다. 머스크의 이 신념이 태평양 건너 한국의 작업장에까지 고스란히 스며 있는 셈입니다.

→ 2편에 계속

▶‘테슬람이 간다’는
2020년대 ‘모빌리티 혁명’을 이끄는 테슬라의 뒷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최고의 ‘비저너리 CEO’로 평가받는 일론 머스크도 큰 탐구 대상입니다. 국내외 테슬라 유튜버 및 X 사용자들의 소식과 이슈에 대해 소개합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면 매주 기사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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