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메리츠, 보험·증권으로 '실적 홈런'…5대 금융지주도 놀랐다

입력 2024-02-23 18:22   수정 2024-02-24 02:08

국내 금융그룹 순위(당기순이익 기준)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삼성금융네트웍스와 메리츠금융지주 등 ‘은행 없는’ 금융그룹이 진격하면서 그동안 판을 주도해온 KB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금융지주가 위협받는 모양새다. 은행이 유리한 고금리 상황에서 나타난 의미 있는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상생금융 부담이 은행 기반 금융지주에 쏠린 것도 희비를 가른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금융, 리스크 방어 효과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금융네트웍스에 속한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등 4개사의 합산 순이익이 1위 금융지주사인 KB금융지주를 앞섰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14.4% 증가한 1조8953억원을 기록했다. 삼성화재의 실적 역시 두 자릿수 성장했다. 같은 기간 12.0% 늘어난 1조8184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삼성금융네트웍스 전체 순이익에서 두 회사가 차지한 비중은 87%에 달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보험 시장의 위기 속에 영업 전략의 변화가 통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수요가 줄어드는 종신보험 대신 건강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생보업계 1위를 지켜냈다. 손보업계 1위를 수성한 삼성화재 역시 운전자·상해보험에서 건강·질병·자녀보험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삼성카드와 삼성증권은 ‘관리의 삼성’ DNA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자금 조달 부담과 건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전체 카드업계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삼성카드는 선방했다. 지난해 삼성카드 순이익은 6094억원으로 2.1%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신한(-3.2%), KB국민(-7.3%), 하나(-10.9%), 우리(-45.5%) 등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의 실적 감소폭은 더 컸다. 삼성증권은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부동산 펀드 등에서 리스크 관리에 성공한 결과, 지난해 순익(5474억원)이 전년 대비 29.6% 증가했다.
○‘2조 클럽’ 진입한 메리츠
메리츠금융은 2021년 ‘순익 1조 클럽’을 달성하고 불과 2년 만에 ‘2조 클럽’에 진입했다. 지난해 메리츠금융지주의 순이익은 2조1333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5대 금융지주인 농협금융(2조2343억원)과 우리금융(2조5167억원)을 넘보는 규모다. 핵심 계열사인 메리츠화재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25.2% 늘어난 1조5748억원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메리츠증권(5900억원)은 부동산 부실 충당금 적립 여파로 순이익이 전년 대비 28.8% 줄어들었지만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업계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비은행 금융그룹 약진 계속되나
삼성과 메리츠금융의 성과는 보험 계열사가 이끌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내 보험사는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새 회계기준에 따라 질병·생명 등과 관련한 장기 보장성 보험의 경우 미래 이익을 현재 이익으로 인식하면서다. 이런 이유로 은행 없는 금융그룹의 성과를 두고 ‘착시 효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등 계열사로부터 배당 수익을 올린 영향도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선 향후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데다 은행 이자이익에 치우친 국내 금융지주의 사업구조상 은행 없는 금융그룹의 약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지주가 정치적 외풍에 노출된 점도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해준다. 국내 금융지주는 지난해 4분기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으로 1조원 가까운 비용을 썼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금융지주가 모래주머니를 달고 달리는 사이 비은행 금융그룹의 질주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미현/서형교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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