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구원투수로…‘깜짝 등판’ 한림건설 뭘 노렸나

입력 2024-02-26 15:30  

이 기사는 02월 26일 15:3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림건설이 태영건설 워크아웃 작업에 구원투수로 깜짝 등판했다. 태영건설이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은 결과다. 한림건설의 등장을 놓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림건설은 지난 23일 블루원에 2000억원을 임대차 보증금으로 투입해 유동성을 지원했다. 용인CC와 상주CC를 담보신탁으로 설정했다. 한림건설은 2022년 말 기준 1조100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중견건설업체다. 한림용인CC, 한림안성CC, 한림광릉CC 등의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상장사인 동양파일을 인수한 뒤 경영 정상화를 이끈 경험이 있다.

이번 딜은 마크자산운용과 협의가 깨지자마자 곧장 이뤄졌다. 한림건설이 내부적으로 투자를 결정한 뒤 블루원과 채권단 측에 의사를 알린 시점은 이달 중순이다. 2000억원을 투입하는 데 불과 10여일 남짓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한림건설이 확신을 갖고 들어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림건설은 이번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단 점을 본 것으로 관측된다. 블루원은 연간 100억원대 이상의 금액의 지급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CC와 상주CC의 임대보증금을 통해 산술적으로 연간 약 5% 이상의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블루원 용인CC와 상주CC 영업이익은 2022년 149억원을 기록해 전년(141억원) 대비 5.6% 증가했다.

우선매수권을 확보한 만큼 골프장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다. 한림건설은 골프장에 관심이 많은 건설사 중 하나로 꼽힌다. 3년 뒤 임대차 보증금을 갚지 못하면 용인CC와 상주CC를 추가 자금 일부를 보태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이 주어지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용인CC는 지난해 말 기준 2580억원, 상주CC는 1097억원의 가치로 평가 받았다. 합계 3677억원의 가치인 셈이다.

용인CC는 다수의 운용사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151만2758㎡(45만7000평) 규모의 대형 골프장 매물이다. 1993년 개장한 블루원 용인CC는 회원제 18홀, 대중제 9홀로 구성돼 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돌입한 뒤 용인CC 매각 여부에 관심이 높았다. 대한골프협회장을 역임하는 등 골프에 관심이 많은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의 애착이 남다르단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림건설은 골프장 턴어라운드에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 회생 절차를 밟고 있던 일송개발을 인수해 실적을 개선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송개발은 레이크힐스용인CC와 안성CC 등 골프장을 운영하는 회사다. 한림은 일송개발을 2019년 약 2700억원에 인수해 한림용인CC, 한림안성CC로 바꿨다. 2019년 인수 당시 9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던 일송개발은 이듬해 74억원의 이익을 냈고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내장객으로 2021년 138억원, 2022년 164억원을 벌어들였다. 아울러 한림건설은 2013년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던 포항CC를 630억원에 인수해 5년 만에 800억원에 지역 건설사에 매각하기도 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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