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황제가 가져온 이탈리아 보물 '파로'

입력 2024-02-27 11:16   수정 2024-02-27 11:17


한국인의 주식은 ‘쌀’ 즉, ‘밥’이 주를 이룬다. 한국인의 탄수화물 사랑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탄수화물 섭취 일일 권장량은 100g 정도지만 통계적으로 한국인의 평균 탄수화물 섭취량은 307.8g으로 무려 3배가 넘는다. 탄수화물의 과잉섭취는 비만의 지름길, 과체중과 비만인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건강한 탄수화물을 섭취해야하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탄수화물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의 주식인 백미는 당이 높고 소화흡수가 빨라 식후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게 된다. 급격히 오른 혈당을 낮추지 않으면 당뇨를 비롯해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도가 높아진다. 높은 혈당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고 여러 전문가들이 경고를 하는 만큼 혈당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에 백미를 대체하거나 백미에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고대 곡물 ‘파로’가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선정한 주목해야 할 10가지 고대 작물로 선정된 파로(Farro)는 엠머, 아인콘, 스펠트 세 가지 고대 곡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이 중 주로 ‘엠머 밀’을 파로라 부른다. ‘파로’는 높은 섬유질과 낮은 당 수치로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은 이탈리아를 비롯해 유럽, 미주 등에서 이미 사랑받고 있다. 또한 울프강퍽, 고든램지 등 해외유명 스타쉐프들 역시 파로를 이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선보이기도 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등의 명언과 함께 고대 로마제국의 전성기를 이끌며 왕관을 쓰지 않은 황제로 불린 율리우스 카이사르(시저)는 장기간의 전쟁에서 군사들의 포만감과 영양소를 유지하는데 큰 공헌을 한 파로를 로마로 들여왔다. 영양소가 풍부하고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이 오래 유지되는 파로는 오랜 기간 동안 이어진 로마 전쟁에서 로마 군대를 지탱해준 군인들의 주식이자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원동력이었으며 이후 로마제국 내에서 황제의 밀로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세계에서 처음 재배된 곡물인 파로는 약 1만2000년 전에 재배되기 시작했다. 주로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데, 이 지역은 고도가 높고 기온이 낮으며, 건조한 지역으로 파로 재배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으며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라나는 특징을 통해 파로의 강인한 생명력을 엿볼 수 있다. 또한 파로를 재배할 때는 화학살충제나 제초제, 비료 사용을 금지하고 윤작을 통해 2년의 휴지기를 거쳐 재배되기 때문에 그 품질이 우수하다.

파로는 저당, 저탄수화물이자 고단백 고식이섬유의 곡물로 비타민, 마그네슘, 미네랄 등이 풍부하다. 특히 100g 기준 2.4g의 당 함량을 가진 파로는 저당 곡물로 알려진 카무트(7.84g) 보다도 약 3배 이상 당 수치가 낮다.

천천히 소화되는 전분은 빠르게 소화되는 전분에 비해 식후 혈당 수치가 천천히 증가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혈당 수치가 지속된다고 한다. 파로의 저항성 전분 수치는 100g 기준 17.1g으로 백미(0.64g)와 현미(2.63g)보다 높다. 이러한 파로의 높은 저항성전분은 소화를 천천히 도와 포만감을 오랫동안 유지시켜주며 다이어트 및 요요방지에 도움이 된다.

피트산은 칼슘, 마그네슘, 철, 구리와 같은 성분들과 흡착해 미네랄 흡수를 방해하고 영양결핍을 유발하는 성분인데, 파로에는 이러한 피트산의 함량이 현저히 낮아 건강한 영양소 흡수 및 소화를 더 원활하게 도와준다.

또한 루테인, 셀레늄, 페룰산, 카로티노이드 등 항산화 화합물 함량이 높다. 이러한 성분들은 면역력 강화와 피부 노화방지, 노인성 안구질환 방지에 효과적이다. 아라비노자일란, 폴리페놀, 피토스테롤 등의 성분은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알려진 LDL콜레스테롤 수치와 공복혈당을 낮춰 고지혈증 예방 및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의 식단에 파로를 첨가한 결과 지방 및 LDL콜레스테롤 농도가 감소했음을 확인했으며, 공복 혈당 수치 또한 감소했다.

이외에 파로에는 필수 아미노산 10종과 비타민 10종, 무기질 9종까지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으며, 풍부한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예방 및 장내 독소배출을 원활하게 돕는다.

이처럼 고대곡물 ‘파로’는 정제 및 변형된 현대곡물들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나아가 현대인의 건강한 식습관으로 바꿔줄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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