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보조금, 절반만 받아도 운 좋은 것"

입력 2024-02-27 18:50   수정 2024-02-28 01:09

미국 정부의 ‘자국 반도체 기업 우대’ 정책이 노골화하고 있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해외 기업에 주기로 한 보조금 규모가 당초 약속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계획이 현실화되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가 불이익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칩스법(Chips Act·반도체지원법)과 관련해 “국내외 기업들이 600건이 넘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며 “이 중 상당수가 보조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게 잔혹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투자의향서 600여 건은 최근까지 알려진 투자 건수(460건)를 크게 넘어서는 규모다. 러몬도 장관은 “반도체 생산보조금 390억달러 가운데 280억달러(약 37조원)를 최첨단 반도체 생산 기업에 지원하기로 했는데, 이와 관련한 요청 자금만 700억달러(약 93조원)가 넘는다”고 했다. 그는 “반도체 기업 최고경영자가 찾아와 수십억달러를 요청하면 나는 ‘요청액의 절반만 받아도 당신은 운이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며 “그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미 상무부가 보조금 지급 계획을 발표한 반도체 회사 두 곳은 모두 미국 기업이다. 칩스법은 설비투자액의 5~15%를 지원금으로 주는데 글로벌파운드리스에 15억달러,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에 1억62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인텔이 조만간 100억달러(약 13조3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보조금을 받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반면 170억달러(약 23조원)를 들여 텍사스주 테일러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는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대 25억5000만달러(약 3조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만 실제 지급액은 크게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에 150억달러(약 20조원) 규모 패키징 공장을 짓기로 한 SK하이닉스도 향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한국 정부는 대응에 나섰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7일 러몬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 및 해외우려기관(FEOC), 반도체 보조금 등의 현안에 대해서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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