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했으면 차 빼' 단톡방 폭주…"에휴, 하이브리드 삽니다"

입력 2024-03-02 17:41   수정 2024-03-02 18:24


"전기차를 사야 할까요, 하이브리드카로 결정해야 할까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중 어떤 차를 구매해야 할지 결정이 어렵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집과 직장 등에 충전 시설이 있다면 전기차 구매를 추천한다는 댓글이 대다수였지만 최근에는 하이브리드차 구매를 추천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가 여전히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유일한 대체재라는 이유에서다.

40대 김 모씨는 "전기차 구매를 결정했다가 마음을 바꿔 하이브리드카로 최종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 주차장에 충전시설이 설치됐지만, 입주민 단톡방에 충전 끝났으면 차 좀 빼달라는 글이 거의 매일 올라와 전기차 구매를 포기했다"고 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은 전기차 구매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정부의 보조금 정책 변경과 배터리 기술 문제까지 이어지면서 내연 기관차와 전기차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하이브리드 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규 등록 하이브리드카는 전년 대비 42.5% 증가한 39만1000대다. 같은 기간 전기차는 16만2000대로 전년 대비 1.1% 줄어들었다. 하이브리드카 구매 비중이 전기차보다 앞서는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하이브리드카 신규 등록 비중이 월간 기준 처음으로 30%를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정보 사이트 에드먼즈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카는 약 140만대가 팔렸다. 전기차는 110만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유럽에서도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339만대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카 인기가 높아지는 반면 전기차 판매 부진이 계속되자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전동화 전략 수정에 나섰다. 순수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카투입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는 올해 픽업 트럭 F-150 하이브리드카 생산량을 전년 대비 20% 늘린다. 전 차종에 걸쳐 하이브리드카 생산량은 4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앞서 2035년까지 신차를 모두 전기차로 내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지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를 다시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요 픽업트럭의 순수 전기 모델 출시 일정을 재검토하는 대신 하이브리드카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한다. 현대차는 다목적차량(MPV)인 스타리아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이번달 출시 예정이다. 기아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 하이브리드 모델을 신규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올해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구자용 현대차 IR 담당 전무는 지난달 25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이브리드 판매 예상치는 전년 대비 28% 성장한 48만대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9%에서 올해 11%로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주우정 기아 재경담당 부사장은 "지난해 카니발에 이어 앞으로 셀토스 등 나머지 차종의 하이브리드화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며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20~2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총 83만9254대로 사상 첫 80만 대를 돌파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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