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AI 윙맨

입력 2024-03-04 17:56   수정 2024-03-05 22:26

지난해 영화 ‘탑건 매버릭’이 흥행하자 유럽 방산업체 에어버스디펜스는 ‘모든 매버릭에게는 아이스맨이 필요하다’는 광고를 냈다. 자사가 개발 중인 차세대 전투기가 무인기와 공동 작전을 펼 수 있다고 홍보한 것이다.

아이스맨은 1987년 개봉한 오리지널 ‘탑건’에서 주인공 매버릭의 윙맨(wingman)이었다. 전투기는 보통 4대가 한 팀이 돼 작전을 편다. 윙맨은 편대장(탑건)을 호위하며 정찰, 유인, 교란 등 위험 임무를 맡는다. 탑건의 오른팔로 없어선 안 될 존재다.

미래 전장에 유인기와 인공지능(AI) 기반 무인 전투기가 팀을 이뤄 임무를 수행하는 ‘멈티(Manned-UManned Teaming)’가 대세가 될 전망이다. ‘AI 윙맨’이 전장의 게임체인저가 된다는 것이다.

미 공군은 AI 기반 무인 전투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올여름까지 관련 방산업체 2곳을 선정하고 향후 5년간 총 600억달러의 예산을 쏟아부을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엔 중국의 공군력 팽창에 대비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중국은 2022년 에어쇼에서 유인 전투기와 함께 작전하는 무인 전투기 ‘윙맨 드론’ 실물을 공개했다. 중국 측 개발자는 “윙맨 드론은 센서이자, 탄약고이며, 조종사를 위한 지능형 조수”라고 했다. 호주 공군은 2021년 미 보잉사와 함께 무인 전투기 ‘로열 윙맨’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한국은 2025년 첫 비행, 2027년 유인기와 합동작전을 목표로 무인 편대기를 개발하고 있다.

AI 윙맨은 유인기보다 ‘경제적’이다. 미 공군 주력 전투기 F-35는 대당 가격이 1억달러(약 1300억원)에 달하는 반면 AI 무인 전투기는 대당 2000만~3000만달러면 생산할 수 있고 장기적으론 더 낮아질 전망이다. 지상 관제소에서 원격조종으로 움직이는 무인 드론에 비해 공중에서 유인기와 교신하며 공동작전을 펼 수 있는 것도 AI 기반 무인 전투기의 장점이다.

‘탑건 매버릭’에서 매버릭은 ‘파일럿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는 상관에게 “그럴지도 모르죠, 그러나 오늘은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파일럿이 사라지는 대신 파일럿이 AI 윙맨과 함께 싸우는 시대가 열릴 것 같다.

주용석 논설위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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