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은 못한다"…공사비 갈등에 건설현장 '초유의 사태'

입력 2024-03-07 10:17   수정 2024-03-07 10:27


민간현장뿐만 아니라 공공현장에서도 공사비 갈등에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세종시 집현동에 건설 중인 행복도시 4-2 생활권 공동캠퍼스 건설공사 18공구 공사가 지난 5일 다시 중단됐다. 공동캠퍼스와 패키지로 함께 발주된 평택 고덕 A-58 블록 아파트 건설공사 14공구도 같은 날 공사가 멈췄다.

공동캠퍼스 현장은 지난해 10월 열흘간 공사 중단 후 발주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 대보건설이 협의체를 구성, 연내 적정공사비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진행하기로 하고 공사가 재개됐다. 하지만 그간 협상에 진척이 없어 다시 중단됐다.

세종 캠퍼스 시공사 대보건설은 "공사비가 약 750억원인 현장에서 300억원 이상의 손해가 예상된다"며 "시공계약금액 조정을 통해 지역 균형발전과 인재 양성에 주력할 수 있는 대학 캠퍼스 건설사업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발주처인 LH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발주 당시 설계가 대비 추정공사비가 너무 낮게 책정됐다"며 "이에 따라 공동캠퍼스와 패키지로 함께 발주된 평택 고덕 A-58 블록 아파트 건설공사 14공구 등 공사도 손실이 발생해 더 이상 공사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민간사업의 경우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2022년 6개월간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이 중단됐고, 지난 1월 1일에는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현대건설이 1년 치 공사비 1800억원을 받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밖에도 신반포 22차 재건축, 행당 7구역 재개발 사업도 공사비로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KT와 대형건설사들도 갈등을 빚고 있다. KT는 도급계약서상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을 들어 건설사에 물가 인상에 따른 공사비 상승분은 지급하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은 KT 광화문 사옥 리모델링 공사를 두고, 쌍용건설은 KT 판교 신사옥 공사로 수백억원의 공사비 인상분 지급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다.

한편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에 따르면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인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말 121.80에서 올 1월 기준 154.64(잠정치, 2015년 100 기준)로 32.8% 뛰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집계 기준 최근 3년간 건설자재 가격이 35% 올랐으며, 건설자재 중 비중이 가장 높은 레미콘, 시멘트, 철근은 각각 34.7%, 54.6%, 64.6% 올랐다.

정부는 공공현장 역시 적정 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단 방침이다. 지난달 6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 유관 단체 간담회에서 "공사비 상승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정부 내에서 이 문제에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착공했거나 계약 중인 공사들이 적정 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생산적인 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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