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접는 대체투자 운용사들…부동산 한파에 속속 매물로

입력 2024-03-11 15:52   수정 2024-03-14 16:41

이 기사는 03월 11일 15:5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대체투자 자산운용사들이 속속 매물로 나오고 있다. 부동산 업황 악화에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공유 오피스 업체 패스트파이브는 지난달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자산운용사 페어필드자산운용을 블랙우드에 매각했다. 블랙우드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개발, 운영하는 업체다.

패스트파이브는 2022년 11월 페어필드운용을 인수하며 부동산 자산운용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공유 오피스 사업과 함께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었다. 마스턴투자운용 출신 인사를 대표이사로 영입하는 등 사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시점이 좋지 않았다. 인수하자마자 부동산금융시장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고금리에 이어 부동산 개발 사업이 난항을 겪으며 성과에 어려움을 겪었다. 예상보다 업황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사업을 정리하기로 결정하고 운용사를 매각했다. 부동산 운용 사업에 진출한 지 1년4개월여 만이다.

패스트파이브 뿐만 아니라 부동산 자산운용사를 운영하는 회사들은 업황이 나아지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고민에 빠졌다. 한때 잘나가던 부동산 대체투자 운용사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셈이다. ARA코리아자산운용도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ARA코리아는 최근 콘래드서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오른 부동산 자산운용사다. 글로벌 ARA자산운용의 모회사 ESR은 이날 ARA의 사모펀드 부문을 미쓰이 스미토모 금융 리스에 매각하는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업황 악화를 버티며 가격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곳들도 적지 않다. 매물로 나온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 이지스운용도 마찬가지다. 2022년 영업이익 1782억원에서 지난해 550억원으로 69% 줄었다. 회사 안정에 집중한 뒤 추후 매각을 도모하겠단 취지의 사내 메일을 보낸 것도 실적 악화로 당분간 제값을 받기 어렵단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대주주인 손화자씨와 자녀들은 여전히 매각을 원하고 있어 가격 눈높이만 맞으면 깜짝 매각을 합의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마스턴투자운용도 투자 유치에 열려 있는 등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 전문 운용사들은 전방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 부동산 펀드가 줄줄이 만기 연장으로 이어지고 개발이나 부동산 PF 주선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운용사들은 펀드 운용보수를 통해 고정비를 충당하고 에쿼티 투자를 통해 추가 수익을 노리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부동산 펀드가 망가져 운용보수를 받기 어려워지고 있고, 개발에 따른 추가 수익도 요원해졌다. 많은 부동산 운용사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매물로 내놓더라도 거래가 될지 미지수다. 부동산 운용업에 진출을 원하는 전략적 투자자(SI) 등장이 관건이다. 부동산 업황이 나빠지기 시작한 시점엔 여러 SI들이 부동산 운용업에 뛰어들려는 모습을 보였으나 예상보다 업황 악화가 지속되자 SI 등장도 주춤해졌다. 일찌감치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하며 부동산 자산운용업에 뛰어든 LF는 최근 실적 악화로 고전에 빠졌다. 지난해 LF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622억4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66.3% 감소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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