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도 고개숙인 이복현 "홍콩ELS, 면밀히 감독 못했다…국민께 송구"

입력 2024-03-13 14:13   수정 2024-03-13 14:14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와 관련해 감독당국이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면서 고개숙여 사과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홍콩H지수 연계 ELS 등 고난도 상품 판매에 관련해 당국이 보다 면밀히 감독하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1차적으로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 그리고 은행·증권사 근무자들께도 보다 정확한 기준을 제시해드리지 못해 결과적으로 업계 신뢰가 훼손된 점 등에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뒤 일어나 90도로 고개를 숙이면서 거듭 사과했다.

그는 "시간을 과거로 돌아가 그 판매를 금지시키지 않고서야 어떻게 보호할 수 없다는 안타까운 지점이 있다"며 "반성에 기초해 앞으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제도 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다면 이달 중에라도 당국, 업계, 학계, 협회, 전문가, 소비자 등 모두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개선안이 연내에 도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판매사들을 향해 자발적 배상에 나설 것도 촉구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에서 마련한 배상 가이드라인 기준은 법원 판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자율배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재판으로 갈 텐데, 거액의 금융비용을 들여 로펌만 배불리는 식으로 하는 게 맞는지는 스스로 판단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배상 이후 은행 자산건전성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다양한 시나리오 안에서 분석해봤는데 (ELS 분담금 등에 따른) 자기자본비율(BIS) 등 건전성에 문제가 없고 주주 친화적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에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라며 "은행의 경우 국제 기준으로 8%를 보통주 자본비율로 보고 있는데 지난해 말 대형 5대 은행 기준으로 15.31%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감원과 한국거래소가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선 상장지수펀드(ETF) 호가 공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공매도 금지 예외로 둔 시장조성자(MM)와 유동성 공급자(LP)의 시장 교란 의혹과 관련한 내용이 다뤄졌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개인투자자들의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불법행위가 발생하는지 현장점검을 실시했고 현재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개인투자자 대표로 참석한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와 증권업계 대표로 참석한 신한투자증권 관계자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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