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그릇 치우고 사과 건네고…'터미네이터급 로봇' 등장에 충격

입력 2024-03-14 18:38   수정 2024-03-22 19:34


“피규어01, 지금 무엇이 보이지?”(피규어AI 개발자)

“빨간 사과와 식기 건조대에 놓인 접시와 컵이 보입니다.”(피규어01)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가 협력해 만든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 개발자와 나눈 대화다. 13일(현지시간) 피규어AI가 공개한 영상에서 개발자가 “내가 먹을 게 있을까?”라고 묻자 피규어01이 “물론이다”고 답한 뒤 손으로 사과를 집어 개발자에게 건넸다.
○“SF영화 속 로봇이 현실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영상이 공개되자 업계에선 ‘충격적’이란 반응이 나왔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서다.

이날 피규어AI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01은 시각으로 물체를 인식할 수 있다. 피규어01은 ‘지금 앞에 있는 그릇들을 어디로 옮겨야 할 것 같느냐’는 질문에 “식기 건조대에 들어갈 것 같다”고 답했다. ‘건조대에 넣어줄 수 있냐’고 주문하자 “물론이다”고 답하면서 컵과 접시를 건조대로 옮겼다.

피규어AI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브렛 애드콕은 소셜미디어 X에 “오픈AI는 시각적 추론 및 언어 이해를 제공하고 피규어의 신경망은 민첩한 로봇의 동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영상을 본 이들은 댓글로 “충격적이다”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인간 시대의 끝이 도래했다” 등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피규어AI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들이 2022년 설립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엔비디아, 아마존, 인텔 등으로부터 6억7500만달러(약 8900억원)의 대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LG이노텍도 투자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당초 계획한 5억달러보다 더 많은 금액을 투자받았다.
○다음은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
업계에선 2~3년 이내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을 둘러싼 빅테크의 쟁탈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피규어AI의 최대 경쟁자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2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걷는 1분18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테슬라가 개발 중인 2세대 옵티머스가 사람처럼 두 발로 연구실을 걸어 다니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로봇이 사람처럼 셔츠를 접고 달걀을 집어 드는 영상도 있었다.

머스크는 2~4년 이내에 2만달러 정도의 가격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판매한다는 대중화 전략을 갖고 있다. 이르면 내년에 옵티머스의 상용 모델이 등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른 빅테크도 로봇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작년 10월 시애틀 물류창고에 휴머노이드 로봇 ‘디지트’를 배치해 인간과 함께 작업하는 시범 사업을 하고 있다. 디지트는 아마존이 투자한 어질리티로보틱스와 협업해 만든 로봇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휴머노이드 로봇 ‘발키리’를 개발하고 있다. 이 로봇이 우주에서 태양광 패널 청소나 우주선 외부 장비 검사와 같은 위험한 작업을 처리하게 할 계획이다. NASA는 이를 위해 텍사스 오스틴에 본사를 둔 앱트로닉과 같은 로봇 개발 회사와 제휴하고 있다. 앱트로닉은 집안일을 돕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폴로’로 유명한 회사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상당하다. 글로벌 조사기업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16억2000만달러 수준이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27년 173억달러, 2032년엔 286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2030년대엔 ‘1가구 1로봇’ 시대가 열린다는 관측이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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