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호재만 믿었다간…인덕원처럼 집값 거품 터진다" [이송렬의 우주인]

입력 2024-03-17 06:51   수정 2024-03-17 14:08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이슈를 너무 과대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그랬다가 집값이 출렁이는 곳도 꽤 많은 상황이죠."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사진)은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GTX가 서울로의 접근성을 크게 높인다는 점에선 호재가 맞지만, GTX가 들어선다는 단순한 소식에 목을 맬 필요는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GTX는 'Great Train eXpress'의 약자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를 의미한다. 수도권 전역을 1시간 이내에 연결할 수 있는 철도다. 지하 40m 이하까지 깊게 파 직선으로 된 노선을 만든다. 일반 지하철보다 3배가량 빠르다.

A·B·C·D·E·F 등 6개 노선이 있는데 GTX-A노선이 이달 30일 개통을 앞두고 있다. A노선은 지하 40~50m 밑에 있는 83.1km 터널 구간에 최고 시속 180km로 달리는 급행 철도다. 파주~삼성 구간(46km)과 삼성~동탄(39.5km) 구간으로 나뉘어 운행한다. 먼저 수서~동탄 구간을 개통하고 연내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을 연다. 2028년엔 전 구간을 완전히 개통할 예정이다.

GTX-A노선 개통을 앞두고 동탄신도시에 있는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경기도 화성시 오산동에 있는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102㎡가 22억원에 손바뀜하면서 신고가를 찍었다. 이 면적대는 지난해 9월 21억원에 팔렸는데 5개원 새 1억원이 더 뛴 것이다. 이 단지는 지하를 통해 동탄역에 갈 수 있는 GTX 초역세권 단지다.

이은형 연구위원은 "동탄에서 22억원 신고가가 나온 것은 전혀 이상한 것이 없다"며 "GTX 초기 계획이 나오면 일대 부동산 시장이 한 번 끓어 올랐다가, 정차역 등 구체적인 사안이 확정되면 집값은 한 번 더 튀어 오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개통이나 개통이 가시화되는 시점에도 역시 집값은 오르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부고속도로를 가운데 두고 나뉘어 있는 동탄 1신도시와 동탄 2신도시는 이미 인프라 등 측면에서 가격이 벌어진 상황"이라면서 "GTX가 개통하고 나면 동탄 2신도시 집값과 동탄 1신도시 집값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GTX가 호재로 작용해 집값이 들썩이는 곳이 있으면 정반대인 지역도 있다. 인덕원 일대다. 지난 2021년 GTX-C노선 정차역에 인덕원역을 포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에 있는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전용 84㎡는 8억원대 후반에서 단숨에 16억3000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2022년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자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지난해 1월엔 9억5000만원까지 내렸다. 올해 들어선 추가로 회복해 11억원대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정점보다는 여전히 5억원가량 낮다.

이 연구위원은 "2021년 집값이 급등한 것은 저금리 효과와 함께 일종의 투기적 성격이 짙었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시기엔 가격이 오르는 데 어떤 이유를 가져다 붙여도 말이 된다. GTX 호재가 과대평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인덕원 인근을 지나가는 노선은 C노선이다. A노선보다 훨씬 더 나중에 완공될 곳"이라면서 "단계별로 반영돼야 할 호재가 수요자들의 단순 기대감 때문에 빠르게 반영됐다. 추후 공사 상황이 더 진척되거나 개통이 가까워지는 시점엔 인근 지역 집값에 호재가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개통이 눈앞으로 다가온 A노선을 제외하고 B·C·D·E·F 등 나머지 노선들 역시 계획이 구체화하는 시점에서 인근 집값에 호재가 반영될 것"이라면서 "단순히 GTX 소식에 집값이 움직이는 시기는 지났다"고 지적했다.


GTX 등 수도권에서 계획된 철도망 구축계획은 '서울로의 접근성 향상'이 주된 이유다. 하지만 지방의 상황은 좀 다르다. 국토부가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에 따르면 비수도권에 계획된 광역철도 계획은 총 11건이다. 이들 계획은 향후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하단 설명이다.

그는 "비수도권에서 진행되는 철도망 구축계획은 사업성이나 수익성 등을 고려하면 사실 진행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면서도 "현시점에서 꼭 검토할 필요는 있다. 향후 인구가 감소하면 수도권은 몰라도 비수도권은 사람이 한 명도 살지 않는 지역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은 결국 지자체의 손이 타지 않는 곳이 된다"며 "그런 곳이 점점 늘어나게 되면 결국 지방 소멸로 이어질 것이다. 철도망이 잘 구축돼 있어 광역시 등 거점도시로의 이동이 쉬워진다면 읍, 면, 리 단위에 사는 주민들도 이탈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철도망이 촘촘하게 깔리면 지방소멸을 막는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미래 운송 수단으로 꼽히는 도심항공교통(UAM)에 대한 전망도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UAM 역시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상용화가 된다면 집값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문제는 UAM에 대한 실증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GTX가 모두 완공되는 시점도 향후 30년은 걸릴 것으로 보는데 UAM 상용화는 아직은 먼 얘기"라고 꼬집었다.


이은형 연구위원은 2007년부터 현재까지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서 연구원을 거쳐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건설 정책과 건설 사업을 분석한다. 서울특별시·부산광역시·제주도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서울·대전지방국토관리청 기술자문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8년엔 물류산업 활성화 공로를 인정 받아 경기도지사 표창을, 2019년엔 민생규제 혁신과제 공모전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았다.

집우(宇), 집주(宙), 사람인(人). 우리나라에서 집이 갖는 상징성은 남다릅니다. 생활과 휴식의 공간이 돼야 하는 집은, 어느 순간 재테크와 맞물려 손에 쥐지 못하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것이 됐습니다. '이송렬의 우주인'을 통해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사람을 통해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이송렬/유치영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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