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의 역설…플랫폼으로 가는 약사들

입력 2024-03-15 18:23   수정 2024-03-25 16:56


주요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제휴를 신청하는 약국이 급증했다. 전공의 집단행동 여파로 비대면 진료 허용 범위가 확대된 영향이다. 규제 완화로 약 처방 수요가 늘자 비대면 진료에 대한 약사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플랫폼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정부의 비대면 진료 범위 확대 조치 직후 7일간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에 100여 건의 약국 제휴 요청이 들어왔다. 전달 한 주 평균인 15건과 비교하면 제휴 건수가 7배 가까이 늘었다. 비슷한 플랫폼인 나만의닥터에 제휴를 요청한 약국도 지난 1월 100곳 안팎에서 지난달 300여 곳으로 세 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닥터나우 약국 제휴 신청 역시 60건에서 200건으로 불어났다.

원격진료산업협의회 통계도 흐름이 비슷하다. 보건복지부가 의료 현장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규제를 푼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6일까지 닥터나우, 나만의닥터, 굿닥 등 3개 업체 이용자는 직전 같은 기간에 비해 102% 폭증했다. 전국 약국 2만여 곳 중 닥터나우 제휴 약국은 약 1500곳, 나만의닥터 제휴 약국은 약 1000곳이다.

그동안 대한약사회는 약 배송에 반대하고 플랫폼 제휴에도 부정적이었다. 대다수 약국이 비대면 진료에 따른 약 처방을 거부한 배경이다. 하지만 전공의 집단행동 이후 전체 약국 중 상당수가 대한약사회와 뜻을 달리했다.

비대면 진료 처방 수요를 적극적으로 처리해 실리를 노리는 약국이 늘어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약국 전체 조제 건수 중 비대면 비율을 30%로 제한한 규제를 푼 것도 약국들의 플랫폼행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서울 문래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씨는 “비대면 진료를 받은 환자들이 약을 타기 위해 ‘약국 뺑뺑이’를 도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약국들의 이탈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나만의닥터를 운영하는 선재원 메라키플레이스 대표는 “비대면 진료가 결국 주류 의료로 편입될 것으로 판단한 약국이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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