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T, 한국 기업들 글로벌 진출 교두보로 나설 것"

입력 2024-03-18 15:51   수정 2024-03-18 18:21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투자 기회가 많고 동시에 인수·합병(M&A) 여건도 좋은 한국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연다예 EQT프라이빗캐피탈 한국 사무소 대표(사진)는 지난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도 적극적으로 한국 기업 투자에 나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EQT파트너스는 글로벌 3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이자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이 소유한 투자회사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조(兆) 단위’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2조4000억원을 들여 국내 보안 1위 회사인 SK쉴더스를 인수한 것을 비롯해 8개 기업에 3조원가량을 투자했다. 전세계에서 굴리는 운용자산(AUM)은 2320억유로(약 335조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EQT프라이빗캐피탈, EQT인프라, EQT엑서터(부동산) 3개 부문을 통해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연 대표는 이 가운데 PEF 부문인 EQT프라이빗캐피탈의 한국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한국 시장의 M&A 인프라 수준이 아시아에서 가장 우수하고, 거래도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연 대표는 “최근 중국 관련 거시적·지정학적 고려사항이 있는 만큼 한국은 상당한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는 성장률이 높고 기업의 성장 여력도 높지만 창업주들이 M&A를 꺼리는 경향이 있고, 일본은 시장 규모가 한국보다 몇 배 크지만 M&A 규모나 활동하는 PEF 숫자는 한국을 밑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인수금융 등 M&A를 뒷받침하는 금융·제도 시스템이 탄탄한 것도 한국 시장의 강점으로 꼽았다.

연 대표는 “EQT프라이빗캐피탈은 재무적투자자(FI)로 머무르기보다는 특정 산업에 오너십을 쥐는 거래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의료기기·헬스케어,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한 대기업들의 ‘카브아웃 거래(비주력 계열사 분할 매각)’ 기회도 적극 모색할 방침이다.

연 대표는 올해 M&A 시장이 지난해보다 활기를 띨 것으로 봤다. 그는 “작년 ‘세컨더리 거래’(PE 사이의 경영권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협상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격차가 상당해 무산된 거래가 적잖았다”며 “하지만 최근 회사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반등하면서 투자 적기가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탄도 넉넉하다. PE업계에 따르면 EQT는 10호 블라인드펀드(EQT X) 결성 과정에서 220억유로(약 31조원)를 모집했다.

목표액(200억유로)을 넘긴 것은 물론 9호 펀드 모집액에 비해 40% 많았다. 올해는 1조원 이상 국내 거래를 모두 검토할 계획도 세웠다.

그는 한국 매물의 장점으로 우수한 인적자원을 꼽기도 했다. 연 대표는 “한국에는 회사의 고도성장을 이끌만한 ‘C레벨’(최고위급) 임원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EQT의 장점은 글로벌 사무소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라며 “거래 절차나 사례를 활발하게 공유하면서 협업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협업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 대표는 모건스탠리를 거쳐 2010년부터 홍콩계 PE인 베어링PEA에서 근무하다 회사가 2022년 EQT에 통합되면서 합류했다. 연 대표가 PE 시장에 몸담은 지는 올해로 17년째다. 로젠택배, 한라시멘트, 애큐온캐피탈, 신한금융지주 등 굵직한 대형 인수합병(M&A) 거래를 주도했다. PE업계에 흔치 않은 여성 임원이기도 하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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