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19일 20:2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S&P가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를 투기 등급으로 떨어뜨렸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데다 설비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이 커졌다는 게 S&P의 분석이다.
S&P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안정적)'로 하향 조정한다고 19일 밝혔다. 2020년 11월 'BBB'에서 'BBB-'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데 이어 투기 등급인 'BB+'까지 강등됐다.
S&P는 SK이노베이션의 재무 건전성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배터리 설비 투자 비용이 투입되고 있는 데다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이 겹친 여파다. S&P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조정 차입금 비율은 2022년 3.3배에서 지난해 5.7배로 뛰었다.
S&P는 “정유 부문 실적 부진과 배터리 수익성 둔화 등을 고려하면 SK이노베이션의 EBITDA 대비 조정 차입금 비율은 내년 말까지 4배 이하로 개선되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비 투자 부담이 갈수록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온을 통해 연간 배터리 생산 능력을 지난해 88GWh에서 2025년 220GWh로 늘릴 방침이다. S&P는 “내년과 내후년 예정된 설비투자 규모는 각각 9조원과 6조원으로 영업현금흐름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재무 부담 확대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크다. S&P는 "SK이노베이션의 재무 위험도를 '상당한(significant)' 수준에서 '공격적(aggressive)' 수준으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S&P는 “전기차 배터리 수익성 부진이 최대 24개월 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배터리 부문 적자가 2025년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S&P는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도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 하락을 반영해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투기 등급인 'BB+(안정적)’로 내렸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투자로 인한 재무적 부담과 시황 악화 영향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며 “다만 초기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배터리 사업의 특성상 일시적인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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