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2개 예매하셨어야죠"…비행기 탄 비만 승객 '눈물'

입력 2024-03-19 08:40   수정 2024-03-19 08:47


남들보다 체격이 큰 여성이 비행기에 탔다가 승무원으로부터 '2개 좌석을 예매했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공론화에 나섰다. 결국 비행기에서 내렸다는 이 여성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뉴질랜드 매체 원뉴스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국적의 여성 엔젤 하딩은 지난 15일 친구와 함께 네이피어에서 오클랜드로 가는 에어뉴질랜드 항공사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당시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 창밖을 보고 있던 하딩은 갑자기 왼쪽 팔에 통증을 느꼈다. 그는 팔걸이를 올리고 앉아있었는데, 승무원이 "팔걸이를 내리지 않으면 이륙이 불가능하다"면서 팔걸이를 내리고 그녀의 팔을 팔걸이 안으로 밀어 넣었다는 것. 하딩은 당시 승무원의 태도가 "상당히 공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하딩의 옆에 앉아있던 친구는 승무원에게 항의했다. 그러자 승무원은 "비행기가 움직이고 있다면 앉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냐"면서 하딩과 하딩의 친구에게 "당신들을 비행기에서 쫓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하딩은 주장했다.

이어 승무원으로부터 "당신들은 (몸집이 크니) 각각 2개의 좌석, 총 4개의 좌석을 구매했어야 했다", "다음부터 에어뉴질랜드 항공사를 이용하게 될 경우 반드시 좌석 2개를 예약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매체에 전했다.


결국 하딩과 그녀의 친구는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해당 비행기에서 내려야 했다. 당시 현장에서 이 상황을 목격한 한 승객은 "그녀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는 매우 충격을 받았다. 후에 뒤를 돌아보니 두 사람 모두 울고 있었다"고 전했다.

비행기에서 내린 하딩은 항공사로부터 다음 비행기 탑승 전까지 이용할 수 있는 숙소, 식사, 라운지 이용권 등을 제공받았지만, 그는 항공사 측이 체중으로 승객을 차별했다며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하딩은 "그들(항공사 측)은 부인했지만, 나의 체격 때문에, 내 몸집 사이즈 때문에 나와 친구를 비행기에서 내리게 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는 명백한 차별"이라고 했다.

항공사 측은 "우리는 모든 승객을 존중하고 존엄하게 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러한 경험을 받은 데 사과드린다"면서도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을 보장하기 위해 (여유 공간이 필요하다면) 비행 전 항공사에 연락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했다.

일부 항공사는 체격이 큰 승객에게 추가 좌석 비용을 지불하도록 권장하거나 추가 좌석을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뉴질랜드에는 이를 규정하는 법률이 없기 때문에 항공사 재량에 따라 추가 좌석 비용 지불 여부를 결정한다.

미국에서는 유나이티드항공이 승객이 안전벨트를 착용할 수 없거나, 인접한 좌석 공간을 침범할 정도로 몸집이 큰 경우 추가 좌석을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경우 좌석 팔걸이를 기준으로 옆 좌석을 침범하는 과체중 승객에게 추가 좌석을 무료로 제공하는 정책을 30년 이상 운영해오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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