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이후 처음"...'BB+' 떨어진 SK이노, 자산매각 압박 커진다

입력 2024-03-21 14:26  

이 기사는 03월 21일 14:2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국제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까지 강등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신용도 강등의 원인으로 꼽힌 자회사 SK온의 막대한 투자는 예고된 상황에서 부채를 줄이려면 결국 자산 매각이 유일한 해법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요 투자은행(IB)와 사모펀드(PEF)들은 잠재 매물을 점검하면서 주판을 튕기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S&P 신용등급은 지난 19일 기존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한단계 하향됐다. SK이노베이션이 투자등급을 상실한 것은 SK글로벌 분식회계사태와 소버린자산운용의 경영권 분쟁으로 그룹이 휘청였던 2003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은 SK(주)의 에너지화학 사업부에 속해있었다. SK그룹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2007년 SK(주)의 에너지화학사업부가 SK에너지로 분할됐고 2010년엔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이 설립됐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은 국제신용등급 투자등급인 'BBB-' 이상을 유지해왔다.

S&P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의 막대한 투자부담과 이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를 신용도 강등 사유로 들었다. 2019년 19조원 수준이던 SK이노베이션의 조정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23조원까지 증가했고 내년에는 28조원까지 늘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4.3배에 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S&P는 올해와 내년에도 배터리 투자를 포함한 총 투자금으로 각각 9조원, 6조원 이상이 소요돼 연간 영업현금흐름인 3조5000억과 4조원을 크게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막대한 투자에도 올해와 내년까지 SK온에서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S&P의 분석이다.

S&P는 "SK이노베이션의 차입 부담이 예상보다 더 크고 오래 지속될 것"이라며 "최근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와 예상을 상회하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고려할 때 SK이노베이션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조정 차입금 비율은 내년 말까지 4배 이하로 개선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SK이노베이션이 국제 신용등급 강등으로 재무 관리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신용도 악화로 해외 현지에서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거나 대출 금리를 산정하는 등 자금 조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원유 등 원자재를 조달하는 과정에서 발급하는 해외 현지 금융기관의 무역금융(유산스) 수수료 조건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무디스의 신용등급이 투자등급을 유지하고 있고 원유 계약은 장기 계약으로 이뤄져 S&P의 등급 조정과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가 과도한 차입금을 문제삼은만큼 SK이노베이션이 공격적인 자산매각을 통해 부채 감축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IB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을 통해 2019년 인수한 프랑스 아르케마 폴리머 사업부(현 SK펑셔널폴리머) 등 해외자산 매각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엔무브 등의 지분 매각이나 경영권 매각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SK이노베이션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과거 한차례 검토됐던 SK지오센트릭의 소수 지분 매각이 다시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JP모간을 통해 SK지오센트릭 지분 최대 49% 매각을 추진했지만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해 최종 무산됐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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