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증원 0명, 아쉽지 않다…지역의대 인프라 부족은 우려"

입력 2024-03-21 18:43   수정 2024-03-22 02:13

“우리 학교 의대는 한 명도 증원되지 않았지만 배가 아프거나 아쉽지 않습니다. 정부가 지방 의료 문제에 해결 의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사진)은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대 의대의 목표는 최고의 엘리트 의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지 양적인 확대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2000명 가운데 서울권 의대에는 한 명도 배정하지 않았다.

고려대는 이달 초 교육부가 한 의대 증원 수요조사에 ‘10명 증원’을 신청했다. 현재 정원(106명)의 9.4% 수준이다. 김 총장은 “처음부터 신청 인원을 0명과 10명 사이에서 고민했다”며 “결과적으로는 우리 학교가 생각한 선택지 중 하나가 실현된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총장은 정원이 많이 늘어난 지역 의대들의 교육 여건 저하를 걱정했다. 그는 “의대 수업은 다른 수업과 달리 실습, 시신 해부를 해야 하는데, 지금도 시신을 해부할 때 10명 넘는 학생이 같이하는 열악한 환경”이라며 “각 대학이 인프라 구축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대 학생들의 수업 거부 장기화에 따른 집단 유급 사태에 우려도 나타났다. 김 총장은 “94%의 학생이 휴학계를 제출했는데 집단 유급되면 내년에 두 학년이 같이 수업을 듣거나 오전반, 오후반을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학생과 교수, 환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의료원은 의사들의 집단행동 이후 매일 10억원가량 손실을 보고 있다. 병원 가동률이 40~50%로 떨어지고 장기 입원 환자와 수술 환자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병원에서 계속 적자가 발생하면 한국사학진흥재단 융자 신청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국립중앙의료원도 병상 가동률 급감에 따른 손실로 지난 19일부터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고 이날 밝혔다. 국립중앙의료원은 499개 병상 규모를 갖춘 공공 의료기관이다. 15일 기준 전공의 71명 중 55명이 사직했다. 연세의료원과 서울아산병원도 15일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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