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친환경 산업, 국내 기업들이 주도해야

입력 2024-03-24 17:59   수정 2024-03-25 00:16

세계는 친환경 산업을 첨단산업으로 인식하고 자국에서 산업화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하고 대규모 재정을 쏟아붓는 이유는 인플레이션 감축이 목적이 아니다. 친환경 제조업을 자국 산업화하고 미국 내에 공장을 지어 미국인의 고용 안정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지키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유럽도 탄소중립산업법(NZIA)을 통해 유럽 내로 친환경 제조업을 유치하고자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하에서 자유무역이 절대적 선이던 시절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보호무역적 정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중국이 전 세계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 산업의 모든 가치사슬을 장악하고 독점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공급망 교란이 빈번한 글로벌 무역 문제로 대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대부분 나라가 자원과 에너지를 수출 금지할 수 있다는 법률적 장벽을 만들고 자국 산업과 경제를 보호하려고 한다.

우리에게도 이런 문제가 심각하게 다가오고 있다. 국내에서 친환경이라고 불릴 만한 제조업은 모두 중국에서 들어오는 원자재, 소재, 부품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 태양광 제조업은 이미 고사 상태다. 셀과 모듈을 조립하는 정도의 몇 개 기업 빼고는 전부 중국산 태양광을 가격에서 이기기 어려운 상태이고 세계적 경쟁력은 상상도 할 수 없다. 풍력도 마찬가지로 중국산 풍력 터빈과 블레이드 등 고부가가치 부품과의 경쟁은 엄두를 낼 수 없다.

또한 리튬을 기본으로 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이미 무한 치킨게임에서 점점 국내 기업들이 뒤처지고 있다. 우리 상황이 어떠한가. 값싼 중국산으로 국내 친환경산업이 도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자본까지 침범할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과연 외국산으로 외국 자본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국내 친환경산업을 고사시키면서까지 해야 할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내에도 친환경 무탄소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기업이 존재한다. 특히 전기산업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암호화폐 등과 연결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 변압기를 비롯해 전선 등 전기부품은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지경이다.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연일 수주 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며 국가적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관련 기업들이 연구개발(R&D)을 통해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국내에서 실적을 쌓아야 외국에 수출할 수 있다.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도 중국 자본의 침투와 과잉생산을 제한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재생에너지 관련 친환경 기술도 국산화를 통해서만 의미가 있으며 적극적 국산화 기술 투자와 산업진흥 정책을 추진해야만 친환경 선진기업이 한국에서 탄생할 수 있다.

독일이 최근에 궁극적으로 수소혼소가 가능한 10GW 규모 가스발전소를 새로 짓기로 했다. 가스터빈은 미국, 독일, 일본만 생산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이다. 이런 가스터빈을 두산이 자체 기술로 개발해 실증하고 있다. 서부발전이 김포 열병합발전소에서 실증할 기회를 제공하는 건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성공적인 상생 협력 모델이기도 하다. 향후에는 수소전소 터빈까지 개발해 국내 기업들의 손으로 가스터빈을 독일에 수출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친환경 첨단기업들이 한국산이라는 이름을 달고 전 세계를 누빌 수 있게 정부는 적극적 투자와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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