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가 신규해녀의 10배, 제주 해녀 인구 3000명대 붕괴' 소멸해가는 해녀, 그 속의 작은 움직임들 지켜내야

입력 2024-03-25 12:33   수정 2024-03-25 12:34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홍혁재 대학생기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 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호형 의원은 지난 2월 21일에 진행된 제424회 임시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제1차회의에서 “제주 해녀 인구 3000명대가 붕괴됐다”며 “신규 해녀 양성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970년에는 1만4천명가량 되던 해녀가 2000년이 되어서는 5천명가량으로 줄더니 2023년 기준으로 2천839명이 돼 처음으로 3000명대가 붕괴된 것이다.

지난해 고령 해녀 은퇴자는 238명인 것에 반해 신규해녀 가입자는 23명밖에 되지 않았다. 실제로 해녀는 고령층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조사한 ‘도내 해녀현황’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70~79세가 약 43%, 80세 이상이 약 17%를 차지한다. 반면 40대 미만 해녀는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2030세대의 수요,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젊은 해녀의 유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제주시 우도면에서 22세 해녀가 탄생하면서 현직 도내 최연소 해녀 타이틀을 얻었다. 또한 신규 해녀 양성을 위해 제주에 운영 중인 해녀학교가 두 곳이 있으며 한 해녀학교 관계자는 “젊은 수강생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녀가 되고 싶은 모두가 해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식해녀로 인정되기 위해선 그 지역 어촌계와 해녀회의 승인이 필요한데 그 절차가 까다롭다. 해녀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해녀가 되기 위해서는 수협과 어촌계에 가입을 해야하는데 이를 위해선 자신이 활동하고자 하는 지역으로 ‘이사’를 하는 것이 필수이며 1년에 60일 이상, 120만 원 이상의 수입을 어업을 통해 벌어야 한다.

해녀학교 관계자는 “막연히 해녀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쉽게 해녀가 될 수는 없다”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만큼 해녀가 되는 길 또한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고 기존 해녀회와 어촌계의 승인이 있어야만 비로소 정식 해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10년차 막내 해녀, “해녀는 최고의 직업”
고려진 씨는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에서 물질을 하는 30대 해녀이다. 올해로 물질을 한지 10년차인 고 씨는 처음 해녀가 되었을 때나 지금이나 평대리 해녀들 중 막내이다. 고씨 는 “작업하는 기간은 지역마다 상이하지만 우리는 음력 7일, 22일을 시작으로 일주일간 작업하고 일주일 쉬는 것을 반복하다가 해산물들이 알을 낳는 시기인 7~10월 4개월정도는 ‘금채기’라 하여 휴어기를 갖는다”고 말하였다.

고 씨는 해녀가 왜 되었는지에 대한 물음에 “나를 찾을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이자 가장 만족도가 높은 직업”이라 답했다. ‘자신이 작업한 만큼의 보상을 받는 점’을 해녀의 매력으로 꼽으면서 “어떠한 강요도, 명령도 없이 편한 마음으로 일에 임할 수 있으면서도 운동도 되고 건강까지 지킬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이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할 수 없었어요”, 직업반이었던 정씨가 해녀가 되지 않은 이유



정소영 씨(29)는 어렸을 때 잠깐 제주에 살았던 적이 있지만 서울에서 초중고를 모두 나온 미대생이었다. 정 씨는 어릴적 제주에서의 기억 때문에 대학생이 되면서 제주살이도 하고 제주 여행도 자주 가면서 자연스럽게 과제물도 제주와 관련된 작업을 하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유네스코에 등재된 소중한 유산이지만 그 수가 점점 줄어들어 어쩌면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는 해녀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졸업전시를 앞두고 마지막 프로젝트를 위해 해녀학교에 입학했다고 했다.

그렇게 2019년에는 입문반, 2021년에는 직업반을 다녔다. 정 씨는 “해녀학교에 다니면서 물소중이라는 것을 만드는 수업이 있었는데 그 활동이 재밌어서 몇 번 더 하다보니 다음해에 학교에서 물소중이 강의를 열고 싶다며 자신한테 강사 제안을 했다”며 “제안에 응하여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전통을 전수하는 장인이 된 기분이었다”고 수강생이었던 때를 추억했다.

하지만 직업반 과정까지 마쳤던 정 씨는 끝내 해녀의 길을 걷지 않았다. 정 씨는 해녀가 되기 위한 과정이 위험부담이 크다고 생각했다. 정 씨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할 수 없었다. 아직 신입 축에 속해있었고, 현재 직업에서 어느정도 위치에 올라선 다음에 해녀는 제2의 직업으로 삼고 싶었다”고 말했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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